‘순천 청산가리 사건’ 16년 만에 종결…검찰 “본연 소임 다하지 못했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순천 청산가리 사건’ 16년 만에 종결…검찰 “본연 소임 다하지 못했다”

투데이신문 2025-11-04 19:06:46 신고

3줄요약
지난달 28일 광주고법 앞에서 사건 발생 16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피고인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우= B씨·좌=B씨의 딸(41)[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28일 광주고법 앞에서 사건 발생 16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피고인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우= B씨(75)·좌=B씨의 딸(41)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검찰이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 재심에서 선고된 무죄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됐던 두 부녀는 사건 16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되면서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은 4일 “광주고등법원의 재심 무죄 판결을 존중해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적법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야 할 검찰이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인정했다.

앞서 광주고법은 지난달 28일 해당 사건으로 기소된 부녀에 대해 “범행을 입증할 만한 합리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광주고법은 문맹 또는 경계성 지능인인 부녀에게 행해진 검찰 수사에 조서 허위 작성 및 자백 강요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은 2009년 7월 전남 순천시 황전면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막걸리를 함께 마신 할머니 4명 중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숨진 피해자의 남편 A씨(75)와 그의 딸(41)을 용의자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냈다. 이들은 ‘부녀간 부적절한 관계’를 범행 동기로 몰리며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2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이 선고됐고 2012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2022년 백씨 부녀 측은 “검찰이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이끌어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검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객관적 증거 없이 피고인들의 자백을 유도하고, 진술거부권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지적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검찰이 법 절차를 충실히 지키지 못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온전히 보장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A씨 부녀는 형사보상 및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심 사건을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는 “부녀가 ‘성관계’ 주장 등으로 장기간 큰 고통을 겪었다”면서 “국가배상 소송에서 참작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일본에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과 비슷한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가 추진 중인데 참고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정성호 장관은 검찰의 상고 포기에 대해 “뒤늦게나마 과오를 인정하고 상고를 포기한 것은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스스로의 처절한 사죄와 쇄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의 인권을 짓밟고도 사죄조차 하지 않은 당시 수사 검사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경계선 지능의 부녀를 부적절한 관계로 몰아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이들이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의 중형을 받았지만 16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검찰이 객관적 증거 없이 자백을 유도하고 문맹인 피해자에게 조서를 확인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신속히 보상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