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츠테아터부퍼탈 내한공연…"젊은 무용수만의 접근 더해"
무대위 9천송이 카네이션이 특징…"무대 위 꽃 처음보고 충격받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피나 바우슈의 작품과 예술세계는 인간 삶 그 자체에 대한 예술적인 재현입니다. 저희는 단순히 바우슈의 작품을 다시 공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녀의 예술정신을 미래로 가져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독일 출신 현대무용 거장 피나 바우슈(1940∼2009)의 대표작 '카네이션'이 25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을 만난다.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슈의 예술감독 및 운영총괄 다니엘 지크하우스는 4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에 '카네이션'을 처음 서울에서 선보인 뒤 25년 만에 다시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공연에는 특히 젊은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그들만의 이해와 접근법이 무대에 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6∼9일 공연되는 '카네이션'은 제목처럼 무대를 뒤덮은 9천 송이의 카네이션 위에서 펼쳐지는 무용 작품이다. 꽃밭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나 공연 말미 꽃밭이 짓밟히는 장면으로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전한다.
1982년 초연해 2000년 LG아트센터 개관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작품은 25년 만에 다시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LG아트센터는 2005년 '러프 컷', 2017년 '스위트 맘보'를 공연하는 등 바우슈의 작품을 다수 선보이며 탄츠테아터 부퍼탈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당시 카네이션이 주는 화사함이 LG아트센터의 개관과 잘 어울릴 것이라는 이유로 추천받아 초연을 선보였다"며 "완전히 새로운 무용수가 작품에 출연하기 때문에 피나 바우슈의 작품이 계승되는 방식을 나누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해 재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는 1980년대부터 활동한 무용수와 탄츠테아터 부퍼탈에 새롭게 합류한 무용수들이 함께 출연한다. 무용수 안드레이 베진과 아이다 바이네리는 2000년 한국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무대에 오른다.
1996년 입단해 현재는 후배 무용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나영 리허설 어시스턴트 또한 2000년 공연에 무용수로 출연했다. 그는 독일 유학 시절이던 1986년 이 작품을 처음 관람하고 큰 충격을 받았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김나영은 "카네이션이 무대 위에 있는 것이 혼란스러웠고,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저마다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며 "공연을 처음 보고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시 보러 가면서 바우슈에 대해 알고 싶어졌던 기억이 있다"고 돌아봤다.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슈는 1973년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이 이름을 바꾸면서 시작된 단체다. 당시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바우슈는 44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무용, 연극, 일상의 몸짓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다.
탄츠테아터 부퍼탈은 바우슈의 정신을 공유하는 무용수들과 함께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크하우스는 "피나 바우슈는 단순히 44개의 공연을 만든 인물이 아니라 무용단 자체를 만든 인물"이라며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창작진이 젊은 무용수들에게 경험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나영 또한 "바우슈의 제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스승과 인연을 맺었고, 각자 그녀에게 배운 것들을 의논하고 종합하면서 새로운 무용수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새로운 세대가 바우슈의 작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녀의 정신을 미래에 전달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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