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택 통합 30년, 정치가 잊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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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택 통합 30년, 정치가 잊은 교훈

경기일보 2025-11-04 16:43: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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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평택시 통합 30주년 기념 축제가 열렸다.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이 축제는 오늘날 우리 정치가 잃어버린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 30년 전 송탄시, 평택시, 평택군의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역의 운명을 건 역사적 결단이었다. 당시 통합을 추진한 주역들은 국가와 지역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았다. 그들의 소신과 결단은 지금의 정치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귀중한 본보기다.

 

당시 통합 논의는 순탄치 않았다. 송탄시의 이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강한 반발과 “지역을 팔아먹는다”는 오해가 뒤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故) 김영광 의원을 비롯한 추진 주역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당장의 손익보다 후손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신념 아래 통합을 밀어붙였다. 3개 시·군의 통합은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었다.

 

김영광 의원은 통합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의원 배지를 잃더라도 지역의 미래를 얻어야 한다”며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그의 예견대로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그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평택은 수도권 남부 중심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정치적 손실을 감수한 그의 결단이 평택의 미래를 연 셈이다.

 

오늘날의 평택시는 통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경제 규모와 행정 효율성을 바탕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비롯해 첨단산업, 친환경도시 조성, 안보의 심장, 서해안에서 시작돼 내륙으로 이어지는 물류와 유통의 거점 구축 등 평택은 국가적 전략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장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운 인구 증가는 정치적 외연의 확대로 발전해 현재 평택시는 세 개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보유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통합의 도시, 평택’이라는 비전은 김 의원과 당시 지도자들의 헌신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오늘날 많은 정치인들은 공동체의 이익보다 개인의 정치적 기반을 지키거나 단기적 인기를 얻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갈라치기식 정치와 왜곡된 언행이 반복되며 대중의 무의식적 생각을 의도적으로 특정한 집단적 사고 방식으로 몰아 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진영 논리는 사회의 건강한 토대를 흔들 수 있으며 사실보다 감정이 앞서는 대중주의로 흐르게 된다. 그 결과 연금·노동·교육개혁, 저출산·기후위기 같은 국가적 과제들조차 이해관계와 진영 간 대립에 갇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30년 전 평택의 통합을 결단했던 그분들의 용기와 책임감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통합 30주년을 맞이한 지금, 평택의 역사는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결국 바른 길로 돌아간다는 진리를 다시금 일깨운다. 진정한 정치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향한 용기에서 비롯된다.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미래를 우선시하는 희생정신, 단기적 인기보다 장기적 비전을 내다보는 통찰력, 바로 이것이 오늘의 정치가 되찾아야 할 가치다.

 

그분이 남긴 유산은 한 지역의 성공 사례를 넘어 오늘의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그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통합의 길을 택했고 그 선택이 오늘의 평택을 만들었다. 이제 우리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것은 분명하다. 개인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국민 전체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는 용기, 그것이 바로 진정한 정치의 시작이다.

 

고 김영광 의원의 업적을 기리며 아들이 아닌 한 시민의 마음으로 그 뜻을 되새겨 본다. 평택의 통합이 그러했듯 진정한 정치의 힘은 언제나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향하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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