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스앤젤레스FC(LAFC)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컵 우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 모든 팀원이 손흥민과 함께라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
4일(한국시간) MLS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가 오스틴FC를 압도했고, LAFC는 ‘슈퍼팀’으로 떠올랐다”라며 LAFC 상승세를 손흥민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손흥민이 LAFC를 다시 한번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Q2 스타디움에서 2025 MLS 컵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1라운드 2차전을 치른 LAFC가 오스틴에 4-1 대승을 거뒀다. LAFC는 홈에서 열린 1차전을 2-1 승리로 마쳤기 때문에 3차전을 진행하지 않고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부앙가와 함께 승리 주역이 됐다. 0-0으로 맞서던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부앙가가 손흥민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줬고,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갔다. 앞에 있던 상대 수비는 헛다리 짚기로 가볍게 제쳐냈고, 이어진 왼발 슈팅이 반대편 골문에 정확히 꽂혔다. 손흥민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선수기 때문에 이러한 득점 방식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시절에도 자주 나왔다.
손흥민은 전반 24분 세르지 팔렌시아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까지 벗겨낸 뒤 상대 방해에도 공을 소유하고 반대편에 있던 부앙가에게 건넸고, 부앙가는 침착하게 슈팅을 연결해 이날 결승골을 터뜨렸다. 부앙가는 전반 44분 훌륭한 움직임으로 멀티골을 터뜨렸으며, LAFC는 페널티킥 실점에도 후반 추가시간 3분 제레미 에보비세의 쐐기골을 더해 4-1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미 교체로 경기를 마쳤던 손흥민은 에보비세의 득점에 벤치에서 뛰쳐나가 에보비세와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손흥민에 대한 찬사가 곳곳에서 쏟아져나왔다. 양발잡이에 가까운 손흥민의 위력에 대한 감탄이 주를 이뤘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같은 훌륭한 선수를 상대로 항상 수비에 성공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건 득점 가능성이나 득점 기회의 질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손흥민의 약한 발은 약한 발이 아니다. 수비수들에게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플레이하도록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라며 손흥민이 문전에서 대단한 실력을 발휘하는 선수임을 강조했다.
토트넘홋스퍼에서 손흥민과 9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고, LAFC에서 다시 동료가 된 골키퍼 위고 요리스 역시 “누구보다 내가 손흥민을 제일 잘 안다. 토트넘에서 거의 10년 동안 손흥민과 매 훈련과 수많은 경기를 함께 뛰었다. 손흥민은 1대1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든 돌파할 수 있고, 어느 발로도 완벽하게 슈팅할 수 있다”라며 손흥민이 가진 능력과 에너지가 LAFC에 대단한 도움이 된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한 후 LAFC는 MLS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공격 듀오를 갖춘 팀이 됐다. MLS에서 세 시즌 연속 20골 이상 넣은 부앙가와 손흥민의 조합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불러왔다. 손흥민이 LAFC에 온 뒤 팀이 넣은 32골 중 손흥민과 부앙가가 넣은 골은 23골이다. 무려 72%에 달하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오스틴 감독 니코 에스테베스도 팀이 LAFC에 패배한 이유로 손흥민과 부앙가를 제대로 막지 못한 점을 꼽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우리에게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한 사람들은 우리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역습 선수 2명을 가진 팀과 경기를 한다는 현실을 망각한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휩쓸려 우리의 규율을 갖추지 못했다. 우리의 패인이다. 우리가 ‘슈퍼팀’을 상대로 경기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 거다. 비꼬는 말이 아니라 LAFC는 정말 슈퍼팀”이라며 상대가 매우 강했음을 지적했다.
현재 MLS에서 남다른 위용을 과시하는 LAFC는 MLS 컵을 차지할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부앙가는 오스틴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우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내 대답은 ‘예스’다. 주저하지 않겠다. 지금 팀 정신이 정말 좋고, 전체가 하나로 뭉쳐있다”라며 “손흥민, 나, 팀원 모두가 함께한다면 큰일(우승)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정말 역동적인 팀”이라며 손흥민과 함께라면 우승도 꿈만 같은 일이 아니라고 답했다.
손흥민과 함께하는 LAFC는 MLS 컵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러스 준결승에서 밴쿠버화이트캡스를 상대한다. 밴쿠버는 올여름 토마스 뮐러를 품에 안아 LAFC와 함께 ‘슈퍼스타 영입팀’으로 화제를 모았다. 서부 컨퍼런스에서도 정규시즌 2위에 올라 3위였던 LAFC보다 높이 자리했다. LAFC와 밴쿠버는 오는 23일 밴쿠버 홈에서 서부 컨퍼런스 결승행을 두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사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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