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내년 상반기에 지표금리 개혁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코파·KOFR)로 대체하는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권 부위원장은 4일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단기금융시장 발전 및 KOFR 활성화를 위한 공동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코파 확산 정도와 연계해 CD금리를 시장의 신뢰도가 높은 지표금리로 대체하는 개혁 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금융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함께 내년 상반기에 지표금리 개혁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코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파생상품시장과 채권시장은 활용 속도를 가속화하겠다"며 "대출시장에서도 코파가 사용될 수 있도록 단계적 도입 방안을 금융권과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상품에 적용되는 대출 지표금리는 금융소비자의 상환 부담과 직접 연관이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 이익과 시장 안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세심하게 도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코파 기반 이자율스왑(KOFR-OIS)에 대한 중앙청산 서비스가 지난달 말 시작됐다"며 "코파 전환을 위한 활용 목표치를 과감하게 설정하고 시장참여자에 대한 제도적 인센티브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날 "호가 기반의 CD금리는 2012년 조작사태로 문제가 됐던 리보(LIBOR)와 유사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따라서 시장참가자들이 스스로 CD금리 사용비중을 점차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척 프린스 미국 시티그룹 CEO가 "음악이 흐르는 동안 계속 춤을 춰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음악이 실제 정지됐을 때 시장에 남은 것은 막대한 후유증과 커다란 상흔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표금리 시장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을 수 있다"며 "내재된 잠재 위험요인을 모두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익숙하다는 이유로 관행에 안주한다면 언젠가는 결국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지표금리 개혁작업을 중단없이 추진함으로서 음악이 갑자기 멈추기 전에 볼륨을 먼저 줄여 나가겠다"며 "다만 리스크 있는 지표금리를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춤을 멈추는 것은 결국 시장참가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코파는 국채와 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RP(리스크 프리미엄) 등으로 산출해 시장 합의로 2021년 2월 채택한 우리나라의 무위험 지표 금리다. 과거 글로벌 지표 금리로 주로 쓰였던 리보 금리가 2012년 6월 은행권의 조작 사건으로 새로운 지표금리 필요성에 대두된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코파보다 거래 편의성의 이유로 관행대로 CD금리가 주로 쓰인다. 하지만 CD금리는 신용위험이 포함된 거래로 실제와 동떨어지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파생상품 가치 선정 등에서 지표 왜곡 등 거래 안정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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