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나전 멀티골’로 국민적 영웅이 됐던 조규성(미트윌란)이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단순한 복귀가 아니다. 그의 존재는 홍명보호의 공격 전술에 새로운 해법을 더할 카드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볼리비아·가나와의 11월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를 상대로 2025년 마지막 A매치를 치른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부상과 긴 재활을 이겨낸 조규성의 이름이었다. 그는 2024년 5월 무릎 수술 뒤 합병증으로 시즌 대부분을 날리며 체중이 12㎏ 가까이 빠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꾸준한 재활 끝에 올 시즌 미트윌란에서 공식전 4골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직접 덴마크 현지를 찾아 경기력을 점검한 끝에 대표팀 복귀가 확정됐다.
홍명보 감독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름을 받은 조규성의 합류는 대표팀 공격 라인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온다. 그는 188㎝의 신장을 앞세운 제공권과 포스트플레이 능력이 강점으로, 손흥민(LAFC), 오현규(헹크)처럼 침투와 스피드에 기반한 공격수들과는 결이 다르다. 덕분에 홍명보호는 상대에 따라 톱 자원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4일 본지와 통화에서 “손흥민, 오현규 모두 포스트플레이를 주무기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조규성의 복귀는 대표팀의 공격 옵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매우 좋은 방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 톱, 손흥민 왼쪽-조규성 톱, 손흥민 왼쪽-조규성·오현규 투톱까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졌다”며 “단순한 경쟁을 넘어 전술의 다양성 자체가 커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간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빠른 전환과 압박 후 공격 전개를 중시해 왔다. 여기에 조규성이 가세하면 중앙에서 버티는 힘과 마무리 능력이 더해져, 대표팀의 공격 패턴이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세트피스나 크로스 상황에서도 타깃형 자원의 존재감이 팀에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줄 수 있다.
현재 대표팀에는 손흥민과 오현규 외에는 마땅한 전방 공격수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본선을 경험한 조규성의 복귀는 대표팀 공격진에 기대감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통과한 그가 ‘두 번째 월드컵’의 희망 불씨를 다시 지폈다.
조규성 본인도 새로운 경쟁 구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는 최근 FIFA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노력해 온 이유도 그 무대에 다시 서기 위해서다. 월드컵은 내 꿈”이라고 말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7개월 남짓 남은 시점, 이번 A매치 복귀전은 그가 다시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다.
11월 두 차례 평가전이 끝나면 대표팀은 한동안 모이지 않는다. 다음 소집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그때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둔 ‘최종 점검 단계’다. 결국 이번 볼리비아·가나전은 최정예 멤버를 판가름할 사실상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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