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직자 절반이 민간기업으로…국방부 출신 압도적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승주 기자】최근 4년간 퇴직한 공직자 절반이 일반 사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재취업 처는 한화·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이었으며, 국방부 출신이 가장 많았다.

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인사혁신처에 신고된 2022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의 취업 심사 신청자를 조사한 결과, 퇴직 공직자 3634명 중 3297명(90.7%)이 영리 사기업·협회·공공기관 등에 취업 승인 또는 가능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전 5년간 근무한 부서와 관련 있는 기관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인사혁신처는 각 신청자의 취업 예정 기관 및 직무를 심사해 가능 여부 판정 후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퇴직 공직자의 취업처를 유형별로 보면 일반 사기업이 47.5%(1567명)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이중 대기업집단 계열사 취업자는 19.2%(632명)에 달했으며 공공기관 17.1%(564명), 법무법인 9.5%(313명), 협회 6.9%(226명), 금융사 5.3%(175명) 순이었다.

대기업 중에는 한화그룹 재취업이 11.6%(7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9.3%·59명), 현대자동차(7.6%·48명), LIG(5.1%·32명), SK(4.4%·28명), 한국항공우주산업(4.3%·27명), 쿠팡(3.8%·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사정·감독기관에서 근무한 이들의 민간 진출이 두드러졌는데 국방부(12.9%)와 경찰청(11.6%) 출신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검찰청(5.5%), 금융감독원(4.9%), 국세청(4.5%), 산업통상자원부(3.1%), 대통령비서실(2.7%), 국가정보원(2.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화에 취업한 퇴직 공직자 중 국방부 출신은 28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명), 한화오션(15명), 한화시스템(13명) 등 방산 계열사에 집중됐다.

삼성은 경찰청 출신(12명)이 가장 많았으며, 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에스원 등 보안·법무 관련 직군에 분포했다.

현대차는 국방부(11명)와 경찰청(5명) 출신 비중이 높았고 현대로템·현대건설을 비롯해 금융 계열사에서 고문·전문위원 형태가 많았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서도 금융감독·규제 경험을 보유한 전직 관료들의 영입이 활발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는 14명이 취업했는데 금융감독원 출신이 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빗썸 역시 9명 중 7명이 금감원 출신이었다.

공직자들의 법무법인 진출도 활발했는데 같은 기간 313명이 로펌 업계 취업 명단에 포함됐다. 법무법인YK(79명, 25.2%) 재취업자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김앤장법률사무소(50명), 법무법인 세종(31명)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