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제조·인프라 기업 플렉스(Flex)와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냉각장비 납품을 넘어,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구조적 효율화와 탄소 저감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대비 3~5배 높은 전력 밀도와 열 부하를 발생시키며, 냉각 효율이 시설 운영비와 안정성을 좌우한다.
LG전자와 플렉스가 공동 개발하는 모듈형 냉각 솔루션은 이러한 시장 구조적 문제를 겨냥한다.
LG전자의 고효율 칠러(Chiller), 냉각수 분배장치(CDU), 공기 처리 장치(CRAH) 등 냉각기술과, 플렉스의 전력·IT 인프라 관리 역량을 결합해 사전 조립·확장형 모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데이터센터의 부하 변화에 따라 냉각 모듈을 유연하게 추가·변경할 수 있어, 빠른 구축·확장이 필요한 AI 연산 환경에 최적화된 구조다.
LG전자는 이미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냉각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CDU 냉각 용량을 2배 이상 확장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전력효율지수(PUE)가 가장 낮은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이는 AI 반도체 클러스터가 고밀도로 운영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특히 필요한 기술이다.
플렉스와의 협업을 통해 LG전자는 냉각기기 제조기업에서 시스템 통합 솔루션 제공자로 도약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냉각 장비 단품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 설계·구축 단계부터 플렉스의 인프라와 연동된 'End-to-End' 냉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 협업은 AI 인프라 산업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 경쟁을 넘어 전력·열 관리까지 포함한 전방위적 효율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렉스는 글로벌 EMS(전자제품 위탁생산) 강자로, 데이터센터·통신·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제조 및 공급망 솔루션을 제공한다. LG전자 입장에서는 플렉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유럽 중심의 AI 데이터센터 수주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즉, 이번 MOU는 LG전자가 단순히 "냉각기기 공급자"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운영 효율을 책임지는 시스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AI 인프라의 성패는 이제 연산 능력만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열을 제어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느냐에 달려 있다.
LG전자의 고효율 냉각 기술과 플렉스의 글로벌 인프라 역량이 결합되면, 한국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공급망에서 '에너지 효율 기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