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38세에 처음으로 해외 진출해 빠르게 적응한 제이미 바디가 강호 유벤투스의 스타 수비수들 상대로도 자신의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지난 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스타디오 조반니 치니에서 2025-2026 이탈리아 세리에A 10라운드를 치른 크레모네세가 유벤투스에 1-2 패배를 당했다. 승격팀 크레모네세는 이탈리아 대표적 강호 유벤투스를 상대로 꽤 선전했지만, 유벤투스가 감독 교체 효과까지 업고 승리를 위해 몰아치는 기세를 견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졌지만 바디의 득점 장면만큼은 크레모네세 팬들에게 위안이 되기 충분했다. 후반 38분 롱 패스를 받은 바디가 유벤투스 진영으로 달려갔다. 이때 공중볼 경합에서 노련미를 발휘했다.
바디가 몸싸움을 벌여야 했던 상대는 유벤투스의 이탈리아 대표 센터백 페데리코 가티였다. 가티는 27세로 한창인 나이에 190cm 장신 수비수다. 179cm 노장 바디가 몸싸움으로 이기긴 불가능해 보였다. 가티도 자신감 넘치게 헤딩을 따내려 덤벼들었다.
그런데 바디가 묘하게 헤딩 경합을 피하면서 몸싸움을 할듯 말듯 상대 무게중심을 무너뜨렸고, 동시에 자신은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공과 바디 중 한 쪽을 제대로 신경쓰지 못한 가티가 휘청거리다 넘어졌다. 공을 주운 바디는 그대로 전진해 이탈리아 대표 골키퍼 미켈레 디그레고리오를 가볍게 뚫는 슛으로 마무리했다.
바디의 세리에A 2호 득점이다. 앞서 아탈란타 상대로 리그 데뷔골을 넣은 바디는 단 2경기 뒤에 한 골을 추가했다. 강팀 상대로 유독 강해지는 면모가 돋보인다.
바디는 대기만성형 선수의 대표주자이자 ‘흙수저 전설’로 유명하다. 잉글랜드 8부 리그 출신으로 한 단계씩 뛰는 무대를 끌어올려 2012년 2부 레스터시티로 이적했고, 2년 뒤 레스터의 승격에 일조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PL에서 레스터시티의 전설적인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하며 득점왕도 한 번 차지했다. 레스터에서 13시즌 동안 200골을 기록해 구단 역사상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이번 시즌 세리에A 승격팀 크레모네세의 러브콜을 받아들인 바디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자마자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크레모네세는 바디의 명품 결정력과 연고지 크레모나가 명품 악기산업으로 유명하다는 점에 착안해 스트라디바디(스트라디바리와 바디의 합성어)라는 별명도 만들었다. 최근 토트넘홋스퍼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가 맹활약중인 손흥민도 33세 나이에 노장 대접을 받는다는 걸 감안한다면, 5살 더 많은 바디가 여전히 빅리그에서 보여주는 기량은 특히 놀랍다.
사진= 크레모네세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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