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도피 중인 하시나, 소속정당 활동금지 조치로 출마 불가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셰이크 하시나(78) 전 방글라데시 총리의 퇴진 이후 처음 치러지는 내년 2월 총선에 하시나 전 총리의 오랜 정치적 라이벌 칼레다 지아(80) 전 총리가 출마한다.
4일 현지 일간 데일리스타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총재인 지아 전 총리가 지역구 3곳에 출마할 것이라고 미르자 알람기르 BNP 사무총장이 전날 수도 다카에서 밝혔다.
방글라데시에선 총선에서 1명이 최대 3개 지역구에 동시 출마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알람기르 사무총장은 지역구 237곳 출마자를 확정했다면서 지아 전 총리의 아들로 현재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타리크 라흐만도 지역구 1곳에서 출마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나머지 지역구 63곳 중 일부는 후보 확정을 못 해 비워뒀고 다른 일부는 우호적 정당을 배려하고자 비워뒀다고 설명했다.
BNP는 2018년 총선에서도 우호적 정당을 위해 지역구 22곳에 자체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하시나 전 총리가 지난해 8월 사퇴 후 인도로 도피한 뒤 약 1년 반 만에 처음 치러지는 것이다.
하시나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제 도입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수주간 유혈진압 해오다가 시민들마저 가세하자 퇴진했다.
그의 퇴진 직후 단원제 의회는 해산됐다.
총선은 5년 임기의 지역구 의원 300명을 뽑고,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여성 의원 50명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지아 전 총리는 하시나 전 총리의 집권 기간 부패 등 혐의로 2018년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4년여만에 석방됐다. 다만 해외여행과 정치적 활동은 할 수 없다는 조건이 달렸다.
BNP는 그에 대한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아 전 총리는 지난해 하시나의 퇴진으로 재기 기회를 맞았다.
그는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방글라데시 첫 여성 총리로 재임한 데 이어 1996년 3월 수주간 두 번째로 총리를 맡았다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또 총리를 지냈다.
그는 오랫동안 간경화와 심장병, 당뇨, 관절염 등을 앓아왔다.
하시나 전 총리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처음 총리를 지낸 데 이어 2009년부터 15년간 두 번째로 집권해오다가 물러났다.
하시나는 인도에 머물며 반인륜적 범죄 혐의에 대한 본국 재판 참석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하시나 퇴진 후 들어선 과도정부는 지난 5월 하시나가 이끄는 정당 아와미연맹(AL)의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하시나는 차기 총선에 출마할 수 없다.
yct9423@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