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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규모 첨단 미립구·리포좀 전용 무균 주사제 공장으로 글로벌 생산 역량 확보
30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충북 진천공장 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원천기술 미립구(마이크로스피어)와 리포좀을 적용한 차세대 첨단 무균 주사제를 생산할 전용 공장이다.
미립구 및 리포좀을 적용한 제제의 상업 생산이 가능한 첨단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공장 건설이 목표다. 연면적 9240㎡ 규모로 2027년 하반기 가동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동국제약이 축적해온 DDS 기술력을 상업화 단계로 확장하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이번 600억원 규모의 투자는 단순한 설비 확장이 아니라, 확보된 DDS 플랫폼을 상업적으로 확실히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수천억원 규모의 DDS 제품 누적 판매 실적의 경험에 최첨단 기술이 더해지면서 동국제약의 글로벌 시장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공장 건설의 핵심인 미립구와 리포좀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는 기술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기술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되면서 경쟁력 중 하나로 편의성과 약물 흡수율 등의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립구만 따지면 동국제약은 관련 기술의 국내 선도자로 평가받는다. 미립구가 장기지속형 주사제용 DDS 등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1990년 전후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일본 제약·바이오사 다케다의 전립선암치료제 ‘루프린주’가 있다. 1989년 출시 후 30년 넘게 세계 전립선암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립구는 단순하지만 생산에 정밀한 공정 제어가 필요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기가 쉽지 않은 게 후발주자의 도전에 큰 벽이 되고 있다.
미립구는 크기가 수에서 수십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미세한 구형 입자를 뜻한다. 이를 기반한 DDS는 약효 지속시간을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고분자가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되며 약효 성분이 일정 기간 일정한 양으로 방출하는 방식이다. 고함량 약물의 안정적 탑재, 약물의 생체이용률 향상할 수 있는 것도 특장점이다. 리포좀은 약물의 체내 흡수율과 생체이용률을 크게 높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전달 시스템이다. 두 기술 모두 개발 난도가 높아 DDS에 안정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에서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약이 이번 차세대 첨단 무균 주사제 공장 건설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핵심 기지로 표방한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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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 기술 30년 축적.. .‘포폴’, ‘로렐린데포’ 등으로 입증된 경쟁력
고(故) 권동일 동국제약 창업회장은 미립구의 중요성을 깨닫고, 1990년대 초부터 미립구 기반 DDS 연구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동국제약이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로 성장하는 데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연구에 그치지 않았다. 성과도 잇따랐다. 1996년 난용성 물질인 프로포폴을 안정적으로 가용화한 정맥마취제 ‘포폴(Pofol)’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1999년에는 생분해성 고분자(PLGA)를 이용한 장기지속형 전립선암 치료제 ‘로렐린데포주’를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제품화하며, 고난도 주사형 DDS 제형 분야를 선도했다. 이 같은 미립구 기반 DDS 제품은 수천억원의 누적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리포좀 기반 기술 관련해서는 국내 최초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길리어드의 진균감염 치료제 ‘암비솜’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확보한 ‘암포좀주사’ 제네릭(복제약)을 허가받는 성과도 거뒀다”며 “이는 국내 리포좀 주사제 기술 상용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창업회장의 의지를 이은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의 눈은 세계를 향해 있다. 동국제약은 내년 연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권 회장은 연매출 1조원 달성을 기점으로 신약개발·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행보가 이를 증명한다. 동국제약은 미립구 기반 DDS 기술(DK- LADS) 고도화를 바탕해 투약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컴플렉스 제네릭’과 개량신약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컴플렉스 제네릭 분야에서는 전립선암, 말단비대증 등 시장 규모가 크고 기술 장벽이 높은 치료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개량신약 분야에서는 비만치료제로서 세마글루티드, 면역억제제로서 타크로리무스 등의 장기지속형 제제 의료적 미충족 수요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일부 파이프라인은 해외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추가 임상 진입도 앞두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DDS 연구 전담 조직인 DK의약연구소의 역량을 중심으로, 2025년 항진균제 리포좀 제제, 2026년 신규 로렐린 1개월 제제, 2027년 로렐린 3개월 제제 등을 지속적으로 상업화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DDS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수준의 발매를 통해 글로벌 DDS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미립구 기반 약효지속성 의약품 시장규모는 2022년 7조 9000억원에서 연평균 12.7%로 성장해 2028년에는 16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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