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과욕을 부리지 말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라.”
김상고 모아저축은행 회장이 평생 가슴에 새겨온 경영철학이다. 1943년 전남 장성의 농가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김 회장은 열네 살에 홀로 상경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신문 배달과 막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소년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금융회사를 일궈냈다. 그렇게 시작된 한 사람의 여정이 오늘의 모아저축은행을 만들었다.
지금의 모아저축은행은 자산 2조원을 넘어선 대한민국 대표 저축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김 회장이 이끄는 모아저축은행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성장해왔다. 모아저축은행의 뿌리는 1971년 설립된 항도권업주식회사로, 이후 수차례 상호 변경과 증자를 거쳐 2006년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김 회장은 2003년 최대주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며 IMF 외환위기와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당시 자본금은 137억원까지 떨어졌고 회사의 존립은 위태로웠다. 하지만 김 회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무려 20차례가 넘는 증자 과정에서 개인 자금을 투입하며 회사를 지켜냈다. 그 결과 2002년 56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자산은 꾸준히 증가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김 회장은 “위기는 늘 찾아오지만, 원칙을 지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며 “욕심을 버리고 서민 중심의 금융에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경영철학에는 리스크 관리가 중심에 있다. 모아저축은행은 고위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치중하지 않았다. 대신 부실채권(NPL), 햇살론, 교회대출, 운송사업자 대출 등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이는 외형적 성장을 좇는 대신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김 회장은 창립 이래 한결같이 ‘정도경영, 변화혁신, 최고지향’이라는 경영이념을 강조해왔다. 김 회장은 “외형의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내실 있는 성장”이라며 단기 실적보다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와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을 고집했다.이러한 보수적이지만 탄탄한 전략은 수차례 금융위기 속에서도 모아저축은행을 지켜낸 원동력이 됐다.
모아저축은행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 평소 김 회장은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 말은 구호가 아니라 경영의 원칙으로 이어졌다. 모아저축은행은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38년간 단 한 차례의 파업도 없는 무분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김 회장은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정의 날’을 도입해 야근 문화를 없앴고, 월 1회 유급휴가 제도를 시행했다. 또한 사내 카페테리아 ‘웰빙샘터’ 운영, 급식운영위원회 신설, 주차장 확충 등 일상의 편의를 세심하게 챙겼다.
노사 간 신뢰는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인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43회 상공대상에서 모아저축은행이 노사화합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은 이러한 신뢰경영의 결과다. 김 회장은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이 만족한다”며 “사람 중심의 경영이야말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인천 지역에서 출발한 모아저축은행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여고, 송천고 등과 1사1교 금융교육 협약을 맺고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며 청소년 금융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KLPGA 점프투어 후원, 강원 산불·코로나19 피해 지원 성금 기탁, 지역 환경정화 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김 회장은 “기업이 이익만 좇으면 오래가지 못한다”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이야말로 진정한 지속가능 경영”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발자취에는 수많은 상훈이 따라왔다. 국민훈장 목련장, 모범납세자상, 인천상공대상 사회복리부문 대상, 대한적십자사 회원유공장 금장 등 다수의 표창이 그것이다. 김 회장은 “상보다 더 큰 보람은 직원과 고객,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민금융의 본질은 신뢰이며, 그것이 우리가 지켜온 가치”라고 강조한다. 수많은 위기를 거치면서도 김 회장은 욕심을 버리고 원칙을 지켰다. 지금도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당부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은행의 본질은 신뢰입니다. 우리는 그 신뢰를 50년 넘게 가까이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 철학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상고 모아저축은행 회장은
1991년 단국대학교 행정대학원을, 2000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수료했다. 1982년부터 모아저축은행 최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했고, 2003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2010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8년 납세자의 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2025년 인천세무서가 선정한 ‘장수 성실기업’으로 인정받고, 같은 해 인천상공회의소 주최 제43회 상공대상 노사 화합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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