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AI 칩 공급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초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개발 등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AI 메모리 반도체 공급자’에서 ‘AI 메모리 반도체 크리에이터’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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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 메모리 공급 요청…생산 확대로 대응”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 참석해 “인공지능(AI) 수요가 정확한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요즘에는 너무 많은 기업으로부터 메모리 칩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서 어떻게 소화할지가 또 하나의 걱정”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최근 오픈AI로부터 미국의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HBM을 월 90만장씩 공급해줄 것을 요청받은 바 있다. 이는 전 세계 HBM 월 생산량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 회장은 “미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AI 주도권을 잡으려면 현재의 HBM 병목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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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이날 메모리·인프라·설루션 역량을 활용해 전 세계적인 AI 병목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메모리 분야에서는 생산능력을 확대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최근 완공한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공장), 2027년 가동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통해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공급 부족(숏티지)이 나는 상황을 최대한 막을 것”이라고 했다.
AI 추론 병목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SK하이닉스의 ‘뉴 메모리 설루션’도 이날 제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금까지 메모리 솔루션이 컴퓨팅 중심으로 통합됐다면, 미래의 뉴 메모리 솔루션은 메모리 역할을 더 다변화하고 확장해 고객들이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용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각각의 목적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 사장은 △커스텀 HBM △AI-D(D램) △AI-N(낸드플래시) 등을 SK하이닉스의 뉴 메모리 솔루션으로 꼽았다. 커스텀 HBM은 GPU, 주문형반도체(ASIC)에 있던 일부 기능을 HBM 베이스 다이로 옮겨 GPU와 ASIC의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력을 줄여 시스템 효율을 개선한 제품이다.
AI-D는 D램 영역을 세분화해 각 영역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기능을 제공하는 메모리 솔루션이다. AI-N은 초고성능을 강조한 ‘AI-N P’, HBM 용량 증가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낸드와 HBM을 같이 활용할 수 있는 ‘AI-N B’, 초고용량을 구현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AI-N D’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차세대 AI 및 스토리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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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사와 경쟁 안 해…시너지 내는 기업이 성공”
SK그룹은 이와 함께 엔비디아,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공고한 협업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고객과 파트너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파트너십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사전 영상을 통해 SK그룹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언급했다. 올트먼 CEO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목표는 고도로 발달한 AI를 모두가 손쉽고 풍부하게 활용하는 것”이라며 “SK와 같은 역량 있는 파트너와의 깊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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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제시 아마존 CEO도 영상 메시지에서 “반도체 성능 개선이 AI 인프라 개선의 필수로 꼽히는 가운데 SK는 아마존의 대표적인 AI 솔루션 확장 파트너”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SK와 협력해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구축하고 있다.
곽노정 사장은 “AI 시대의 경쟁은 혼자만의 역량이 아닌 고객 및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업체가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HBM 협업뿐 아니라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한 AI 제조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와는 6세대 HBM4 베이스 다이 관련 협력을 진행 중이다. 샌디스크와는 차세대 대역폭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의 국제 표준화 관련 공동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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