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홍명보호 명단은 익숙한 얼굴들로 가득하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실험을 끝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3일 11월 A매치를 치를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총 27인이 발탁됐으며 오는 10일 천안 축구종합센터에서 소집을 시작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전을 차례로 갖는다.
이번 대표팀에서 기존 홍명보호에 승선하지 못했던 선수는 조규성(미트윌란)이 유일하다. 조규성은 2023-2024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 치료 과정에서 감염이 일어나 지난 시즌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재활을 진행해 올 시즌 경기장에 복귀한 조규성은 지금까지 13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고, 최근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와 11월 대표팀에 승선했다.
10월 A매치 당시 몸 상태를 고려해 조규성을 발탁하지 않았던 홍 감독은 직접 경기를 관찰한 뒤 조규성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관련해 홍 감독은 “조규성 선수의 경우 앞서 코치진이 몇 차례에 걸쳐 몸 상태를 점검했다”라며 “현재 몸 상태는 대표팀 소집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밖에 다른 선수들은 모두 홍명보호를 맛본 선수들이다. 10월 A매치와 비교해서는 조규성 외에 김태현(가시마앤틀러스), 양민혁(포츠머스), 권혁규(낭트)가 새로 대표팀에 들어왔다. 김태현은 당장 9월 A매치ᄁᆞ지 소집됐던 선수고, 양민혁은 올해 3월 홍 감독 체제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권혁규 정도가 지난해 10월 A매치 기간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경기에 투입되지 않아 ‘새 얼굴’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현재 대표팀은 익숙한 선수들로 구성돼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으로 실험을 가동할 만한 A매치 기간에 변화폭이 적은 선수 명단이 나왔다는 건 홍 감독의 의중이 어느 정도 결정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드필더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용우(알아인) 이탈로 비교적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부여받을 걸로 예상되던 수비형 미드필더도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가 된 모양새다.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가 최근 2선 등 다양한 쓰임새로 실험받는 가운데 백승호(버밍엄시티), 원두재(코르파칸)가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파트너 자리에서 앞서있는 걸로 보이며, 권혁규가 여기에 도전하는 경쟁 구도가 갖춰질 전망이다.
다만 해당 자리에 서민우(강원FC),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 등 최근 K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는 점에서는 다소 경직된 명단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홍 감독은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통해 서민우와 김봉수를 실험한 바 있으며, 이후 대표팀 명단에서 알 수 있듯 홍 감독이 동아시안컵을 통해 월드컵까지 함께할 K리그·J리그 선수들을 추린 걸로 보인다. 그래도 서민우와 김봉수가 김천상무 전역 후에도 소속팀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해 팀 상승세를 이끈 주역들임을 감안하면 대표팀에서 한 번 더 지켜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월드컵에 대비할 만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팀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11월 A매치를 통해 월드컵 조 추첨 2포트 진입 여부가 갈릴 수 있기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들 만한 후보군을 꾸리기에 적절한 시기였던 만큼 조금 더 많은 선수를 확인할 적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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