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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고용노동부가 바야흐로 ‘여성 시대’를 열었다. 최근 마무리된 본부 실장급(1급) 인사에서 80%가 여성으로 채워졌다. 일찍이 자리 잡은 역량 기반의 성평등 문화가 여성 간부 약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노동부는 3일자 1급 인사에서 홍경의(행시 44회) 대변인과 이민재(42회)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을 각각 승진 임명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손필훈(41회) 기획조정실장, 임영미(41회) 고용정책실장, 이현옥(42회) 노동정책실장의 승진 인사에 이어 1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로 노동부 본부 1급 5명 중 기조실장을 제외한 4명(80%)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소속기관(노동위원회)을 포함해도 1급 8명 중 절반(4명)이 여성인데, 이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다. 노동부 1급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2019년 6월 승진한 박성희 전 실장(35회·2022년 10월 퇴직) 이후 6년 만이다.
노동부 여성 간부의 약진은 다른 부처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1~3급) 1608명 중 여성은 228명(14.2%)이다. 지난해 말(12.9%) 대비 고위직 여성 비중이 소폭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다. 이중 1급 여성 비중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노동부는 여성 1급이 대거 배출된 것이다.
노동부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개인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들이 1급으로 승진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기엔 성평등 문화가 일찍이 자리 잡았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많다.
노동부 한 과장급 인사는 “일부 경제부처는 승진하기 위한 이른바 ‘엘리트 코스’가 있지만 노동부는 그런 ‘코스’가 없다. 어느 자리에서든 능력이 입증되면 남녀 상관없이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에 본부 실장을 단 5명이 거친 국장직을 보면, ‘교집합’은 고용서비스정책관, 청년고용정책관이 전부다. 모두 주무국장(직제상 각 실장급 내 최상위 국장)이 아니다. 또 다른 인사는 “노동부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이후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다”고 했다. 기회의 평등이 실현되고 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노동부의 여성 간부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본부 과장급 52명 중 여성이 절반(26명)이고, 특히 고용정책실, 노동정책실, 산업안전보건정책실 내 주무총괄과장 3명이 모두 여성이다. 한 국장급 인사는 “다른 부처와 달리 국장부터 주무관까지 소통이 활발한 편”이라며 “여성 공무원이 일하고 인정받기에 이러한 문화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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