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을 축제'도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으로 모두 막을 내렸다. 이제 '프런트의 시간'이 시작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새로운 전쟁에 돌입한다. 각자의 전력과 약점을 확인한 10개 구단은 더 나은 내년 시즌을 위해 전력 강화에 나선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은 역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종료 5일 이내에 FA 자격 선수 명단이 공시되고,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에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신청 마감일 다음 날 FA 승인 선수를 공시하며 이후 본격적으로 FA 시장이 막을 올린다.
한국시리즈가 지난달 31일 막을 내려 FA 자격 선수 명단은 이달 5일 공시될 예정이다. FA 시장은 9일부터 본격 개장한다.
이번 겨울 FA 시장의 최대어로는 정상급 타격 능력을 갖춘 강백호(KT 위즈)와 내야수 박찬호(KIA 타이거즈)가 꼽힌다.
둘 다 나이가 많지 않고, 팀의 전력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 신인왕 출신인 강백호는 2019~2021년 3할 이상의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정상급 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2022년부터 매년 타율 2할대에 그치는 등 부진을 이어갔고,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 탓에 1루수, 외야수, 포수까지 두루 거쳤으나 어느 한 포지션에 명확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5시즌에는 지명타자로 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99년생으로 내년에 만 26세에 불과한데다 콘택트 능력, 파워 등 기본적으로 타격 실력이 출중해 적잖은 구단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영입전에 뛰어든 구단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강백호의 몸값이 크게 솟을 수도 있다. 총액 100억원대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원 소속팀인 KT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강백호를 붙잡는 것을 이번 비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다만 KT는 올해 최대 약점으로 드러난 센터라인 보강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박찬호와 LG 트윈스의 주전 중견수인 박해민 등 센터라인을 보강할 수 있는 자원들이 나온다.
젊은 거포를 필요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등이 강백호 영입전에 뛰어들 후보로 거론된다. 올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와 두산은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노리고 있다.
강백호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변수다.
강백호는 올해 4월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인 파라곤 스포츠 인터내셔널과 계약하며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놨다. 파라곤 스포츠는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의 간판 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 등 다수의 빅리거를 대리하는 에이전시다.
강백호 본인의 해외 진출 의지도 상당히 강하다.
MLB 구단들이 평균 연봉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대어급 FA와 계약을 마무리한 후 몸값이 낮은 선수들과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강백호의 거취는 해를 넘겨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KBO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올라선 박찬호도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다.
박찬호도 내년에 만 31세 밖에 되지 않는데다 타격과 수비, 주루 능력을 두루 갖춰 매력적인 자원으로 평가된다.
수비력은 일찌감치 높은 평가를 받은 박찬호는 2023년(0.301)과 2024년(0.207)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87, 5홈런 42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722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2024년에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센터라인 보강이 필요한 KT와 롯데, 두산이 '검증된 유격수'인 박찬호 영입전에 뛰어들 참이다.
원 소속팀인 KIA는 박찬호 잔류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KIA는 팀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투수 양현종과 중심 타자인 최형우, 핵심 불펜 자원인 조상우 등 내부 FA를 단속해야하는 상황이다. 샐러리캡(경쟁균형세)도 고려해야 한다.
강백호, 박찬호 외에도 눈여겨 볼 자원들이 많다.
LG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주전 외야수 박해민과 김현수가 나란히 FA 자격을 얻는다.
둘 모두 30대 중후반이지만 올해 건재함을 한껏 과시했다. 박해민은 FA B등급, 김현수는 C등급이라 다른 팀에서 영입할 때 부담이 덜하다.
염경엽 LG 감독이 둘 모두 잡아줘야한다고 강조한 터라 LG도 잔류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시장에 나온다.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 포수 강민호와 거포 박병호(삼성), 내야수 황재균(KT), '잠실 홈런왕' 출신 김재환(두산),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외야수 손아섭 등이 FA가 된다.
여전히 공수에서 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4번째 FA에 도전한다.
2013년 첫 FA가 돼 롯데와 4년, 75억원에 계약한 강민호는 2018년 4년, 80억원에 삼성과 계약하며 이적을 택했고, 2022년 삼성과 4년, 36억원에 재계약했다.
세 차례 FA 계약으로 191억원을 벌어들인 강민호는 이번에 4번째 FA 계약을 맺으면 FA 계약 총액 200억원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이외에 왼손 불펜 투수 김범수(한화), 우완 불펜 투수 이영하와 최원준(이상 두산), 외야수 최원준(NC 다이노스)도 준척급 FA로 관심을 끌만한 자원이다.
KBO리그는 내년부터 샐러리캡 상한선을 조정하고 제재금 액수를 크게 줄여 FA 시장이 한층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구단이 지정한 프랜차이즈 선수 1명의 연봉 50%만 샐러리캡 총액 산정에 반영해 각 팀의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FA 등급제가 시행돼 최근 3년 동안 팀 내 연봉, 전체 연봉 순위와 연령을 기준으로 A~C등급이 나뉜다. 원 소속팀이 아닌 구단이 FA를 영입할 경우 등급에 따라 보상 규모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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