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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새 앨범 공개 이후 그의 팬들(Swiftie·스위프티 )이 독일 서부 비스바덴 박물관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신곡 ‘더 페이트 오브 오필리아’ 뮤직비디오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오필리아’ 그림을 보기 위해서다.
독일 화가 프리드리히 하이저가 그린 해당 작품은 ‘햄릿’의 여주인공 오필리아가 물속에 떠 있는 모습을 묘사했으며, 뮤직비디오 속 장면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더 페이트 오브 오필리아’는 스위프트의 신곡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곡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비스바덴이 인구 28명의 중소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현상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물관 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특별 행사를 개최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위프티 맞춤형’ 특별 행사에는 약 200명이 몰려 예약이 조기 마감됐고, 참석자들은 학예사의 작품 설명을 들은 뒤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일부는 셀카를 찍기 위해 그림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비스바덴 박물관의 안드레아스 헨닝 관장은 “스위프트가 이 그림을 사용한 줄은 몰랐다”며 “독일, 프랑스, 영국에서 팬들이 몰려오고 있고, 실제로 매우 큰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BTS 제이홉이 올해 3월 디지털 싱글 ‘모나리자’를 발표하자 루브르 박물관의 ‘러브콜’로 공식 협업이 이뤄졌고, 이후 수많은 BTS 팬들(ARMY·아미)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2018년에도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가 루브르 박물관을 통째로 빌려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뒤 방문객이 크게 증가했다. 당시 박물관 측은 관람객이 1020만명을 기록해 전년대비 25% 급증했으며, 특히 30세 이하 관람객 비중이 50% 이상 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당시 박물관 역사상 최고 기록이자, 전 세계 모든 박물관을 통틀어 최다 방문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2017년 세계적인 히트곡 ‘데스파시토’ 역시 유튜브 조회수 85억뷰를 돌파하며, 푸에르토리코 관광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뮤직비디오 촬영지를 찾는 방문객이 수십배 급증했다. 최근엔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증했다.
이처럼 대중문화 콘텐츠 또는 아티스트가 관광 활성화를 견인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영화 ‘로마의 휴일’이 미국인들에게 로마 여행 열풍을 일으켰고, 영화 ‘해리 포터’는 영국 런던 전역의 촬영지를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뉴질랜드 관광객 5명 중 1명은 아직까지도 영화 ‘반지의 제왕’을 방문 이유로 꼽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촬영된 스위스 이젤트발트나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등장한 에노덴 가마쿠라 고등학교 앞 역 건널목 등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대 들어선 인스타그램·틱톡 등 소셜미디어(SNS)가 일상화하면서 유명 셀럽이나 콘텐츠가 주도하는 관광 수요 창출이 하나의 산업 분야로 자리잡았다.
외신들은 “세계 각국의 문화기관들이 유명 아티스트, 셀럽 등과 협업에 적극 나서며 젊은 세대 유입을 늘리고 있다”며 “무명의 시골 마을도 세계적 명소로 만드는 시대에 대중문화의 힘이 관광 산업의 새로운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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