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지난 10월 명단과 비교해 큰 틀은 바뀌지 않은 가운데 최근 소속팀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양민혁과 권혁규가 새 얼굴로 발탁됐다. 두 선수 모두 각자 포지션에서 대표팀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자원이다.
3일 오후 2시 대한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11월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양민혁과 권혁규가 오랜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양민혁은 지난 3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위해 대표팀에 발탁된 걸 끝으로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권현규는 지난해 9월 역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정우영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돼 생애 첫 A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발탁되는 일은 없었다. 미발탁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확실한 건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양민혁은 올 시즌 포츠머스에 임대 합류했다. 지난 시즌 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서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토트넘홋스퍼에 복귀했으나 여전히 양민혁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었고 새 시즌 포츠머스에 합류해 다시금 경험을 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즌 초 양민혁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강한 압박과 몸싸움에 고전한 양민혁의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다. 양민혁은 10월 들어 새 역할을 부여받고부터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존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에게 공 터치를 최소화하고 득점 상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했다. 오프 더 볼 능력을 극대화해 양민혁에게 역습 혹은 박스 침투 상황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양민혁은 10월 초 리그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2골 1도움)를 기록했고 7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들고 있다.
권현규도 올 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확실한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았다. 권혁규는 지난 2023년 부산아이파크를 떠나 셀틱FC로 향하며 본격적인 유럽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세인트미렌FC, 히버니언FC 임대에 전전하며 좀처럼 입지를 다지지 못했고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리그앙 중하위권 낭트FC로 완전 이적했다. 권혁규 입장에서 이적은 신의 한 수였다. 리그앙에 온 뒤 권혁규는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했고 지난달 브레스트전부터 30일 모나코전까지 4경기 연속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 확보가 A대표팀 발탁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두 선수는 현재 홍 감독 체제 대표팀에서 매우 필요한 역할의 자원으로 여겨진다. 양민혁은 공격 조합, 권혁규는 중원 조합에서 신선한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
양민혁은 홍 감독의 3-4-2-1 전형에서 공격 시 변수를 줄 수 있는 드리블러다. 홍 감독은 그동안 최전방 손흥민을 필두로 이재성, 이강인, 배준호, 이동경 등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자원들을 2선에 배치했다. 손흥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미였지만, 미드필더 색이 짙은 2선들이 직접 돌파와 측면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격이 단조로워지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홍 감독은 지난 10월 파라과이전 2선 한 자리에 ‘윙어’ 엄지성을 배치했는데 엄지성은 드리블과 원터치 패스로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일으켰고 득점까지 터트리며 ‘윙어 옵션’ 필요성을 직접 입증했다. 양민혁은 엄지성과 ‘2선 옵션’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권혁규는 대표팀의 오랜 고민거리인 3선에 새 바람을 넣을 수 있다. 권혁규는 주로 3선 미드필더로 활약하는데 전문적인 수비형이라기 보단 박스 투 박스에 가까운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191cm 86kg의 강력한 피지컬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 넓은 지역에 영향을 펼치는 유형이다. 홍 감독의 스리백 체제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권혁규처럼 왕성한 활동량과 다재다능함을 요구받는다. 홍 감독은 황인범을 한 자리에 두고 김진규, 옌스 카스트로프, 백승호, 원두재 등을 실험하며 주전 조합을 찾고 있는데 권혁규 역시 충분히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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