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장기간 지속됐던 관세 리스크가 일부분 해소되면서 혼란을 겪어온 국내 식품기업들의 대외 전략이 다시금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한미 정상간 합의가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진 가운데 장기적 투자를 비롯해 공급망 전략 구체화 등의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식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추가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 없이 15%로 타결됐다. 지난해부터 K푸드 수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 온 통상 관련 장애 요소가 사라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지만, 확정된 15% 관세로 인해 글로벌 시장 내에서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의견도 공존하고 있다.
관세 협상 장기화로 우리 식품산업은 한동안 리스크에 노출돼 왔다. 관세 폭탄 우려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증폭 등 장벽을 마주했으며, 핵심 시장인 미국 수출이 일시적으로 위축되면서 성장 동력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한미 간 합의로 기업들은 미래 통상 환경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일정 부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15% 관세율 자체는 여전히 부담 요소지만, 미국 현지 생산 증설 및 투자 규모와 수출 제품의 원가 반영 비율 등을 계산해 장기적인 공급망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준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통상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경영 판단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전략적 비용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한 셈이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과 수출량 계산이 수월해지고, 가격 조정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수출 주력 기업들은 구체적 대응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유통채널 공급가를 9% 인상하고, 주요 현지 유통망과의 협업 마케팅을 통해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관세율보다 낮게 조정했다.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과기업은 포장재 관세와 원부자재 조달 등의 해결과제가 남아있어 대응책 마련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과 중앙아시아, 아세안 등 대체 시장 공략에 나섰던 기업들은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일정한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시장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해 온 투자와 마케팅이 관세 안정화 이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미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기존에 확보한 해외 유통망 활용도가 높아지고, 지역별 물량 조정도 원활해지는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계기로 수출 구조의 균형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기업들은 대미 수출과 대체 시장 확대 전략을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반면 여전히 잔존 과제도 남아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과 금리, 환율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변동이 지속될 경우 관세 협상 타결의 실질적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양한 글로벌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관세 안정화가 일시적 호재에 그치지 않으려면 생산 효율화와 비용 절감, 공급망 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미다.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역별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 확보가 향후 경쟁력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협상하느라 애를 많이 써왔는데, 불확실성이 해소된 측면에서는 다행스럽다”며 “향후에도 우리 기업이 처한 어려운 여건을 정부가 모아 교역국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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