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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K팝 공연 호응…엔터주 일제히 ‘빨간불’
3일 오전 9시 5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다르면 JYP는 전 거래일 대비 6400원(7.91%) 오른 8만 7300원에 거래됐다. 이밖에 에스엠(041510)이 전 거래일보다 6300원 오른 12만 5800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가 600원 오른 9만 2100원, 하이브가 3500원 오른 34만 4500원, 큐브엔터(182360)가 650원 상승한 1만 5250원까지 치솟는 등 일제히 빨간불을 기록했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253450) CJ ENM(035760) 등 콘텐츠주들은 한중 정상회담을 앞뒀던 지난달 31일 한때 소폭 상승한 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중 정상회담 국빈 만찬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일화를 털어놨다. 시진핑 주석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약 11년 만에 방한했다. 박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 말씀을 나눌 수 있어 정말 기뻤다”며 “대중문화를 통해 양국의 국민들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길 기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북경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시진핑 주석이 호응해서 왕이 외교부장에 즉각 지시했다”며 “한한령 해제를 넘어 K문화 진출의 문이 열리길 기대한다”는 글을 남겨 더욱 기대를 높였다.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약 8년간 이어진 한한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제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엔터주들이 일세히 상승했다. 이는 그간 엔터 업계가 시 주석의 방한을 한한령 해제의 분수령으로 인식해온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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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업계 “긍정 시그널” 예의주시
영화 시장에선 정치, 외교적 변수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만큼 구체적 조치로 가시화되기 전까지 섣부른 낙관은 시기상조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다만 올해 들어 중국 필름 시장에서 국내 영화 수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현재까지 긍정적 시그널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구체적 조치가 나와야 확실해지겠지만, 이번 정상회담 분위기 및 결과와 관련해 중국 현지 바이어들 쪽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며 “한한령과 관련한 해빙 기조의 시그널은 올해 9월 부산국제영화제기간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마켓에서 중국어권 수입배급사들의 참여가 늘어난 게 그 예”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봉준호 감독의 작품 ‘미키 17’이 ‘오! 문희’ 이후 약 4년 만에 한국인 감독의 작품으로 중국 현지에서 개봉했다”며 “특히 최근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까지 중국 현지 개봉 소식을 전한 만큼 이 분위기를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방송계 역시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긍정적 관측이 지속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업계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한중 문화 교류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KBS는 1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 최대 종합 미디어그룹인 중앙방송총국(CMG)과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6년 중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비롯, 2016년 이후 중단됐던 ‘한중가요제’ 재개, KBS 교향악단 베이징 공연, ‘뮤직뱅크 월드투어’ 중국 진출 등 양국 간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한다.
KBS는 한한령 해제를 직접 언급하며 “양국 대표 미디어 기관 간의 이번 협약이 이른바 ‘한한령’ 해제를 실질적으로 앞당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요계는 ‘한한령’ 완화 혹은 해제 시 공연 및 음반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워낙 변수가 많은 시장인 만큼 일단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설계해나가겠다는 분위기다. 한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시 주석의 방한이 ‘한한령’ 완화 기점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활동 여건이 어느 정도 완화되더라도 언제 또 상황이 뒤바뀔지 모를 시장인 만큼, 활동 중심지로 여기기보단 아티스트들이 월드 투어 공연과 앨범 홍보 활동을 펼칠 또 하나의 옵션 지역으로 여기며 중국 시장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측은 이번 회담으로 한한령 해제를 당장 논하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고 바라봤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 행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었다”며 “이에 대해 과도히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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