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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라면…전통성·혁신 잇는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신제품 ‘삼양 1963’ 출시 발표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삼양식품은 60여년 전 출시된 삼양라면의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차세대 프리미엄 라면을 공개했다.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입지를 다진 삼양식품은 이제 ‘국물 라면’을 통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부회장은 “삼양은 굶주림의 시대에는 음식으로, 위기의 시대에는 문화로, 언제나 시대의 허기를 채워왔다”며 “1989년 11월 3일은 우지 사건의 고소장이 검찰에 처음 접수된 날이다. 36년이 지난 오늘 삼양은 진실을 세우고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부회장은 창업주인 故전중윤 명예회장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故전 명예회장은 식족평천(食足平天·먹는 것이 족하면 천하가 태평하다)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삼양식품의 발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삼양식품 창업 역사와 관련이 깊은 남대문시장 인근에서 진행됐다. 창업주 故전 명예회장은 남대문시장에서 ‘꿀꿀이 죽’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1963년 한국 최초의 라면을 개발했다.
삼양식품은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브랜드의 출발점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은 우지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정확히 36년이 되는 날이다. 삼양식품은 이 날짜에 신제품을 공개하며 브랜드의 정통성 계승과 기술 혁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새롭게 출시된 ‘삼양1963’은 삼양 브랜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리미엄 미식 라면이다. 과거 삼양라면 제조 레시피의 핵심이었던 우지를 활용해 면의 고소한 맛과 국물의 깊은 맛 등 차별화된 풍미를 구현했다. 마트 정상가 기준 1개 1538원으로 농심의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블랙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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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라면 1등·국물라면 점유율 가져올 것”
삼양1963은 삼양식품이 3년간 개발한 제품이다. 40년간 국내 라면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탕유를 우지유탕이라는 초심으로 돌린다는데 의미가 있다.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던 삼양식품이 60여년전 국내 최초로 출시됐던 라면맛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삼양의 트라우마인 우지사태를 떨쳐내는 동시에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77%에 달하지만, 국내에서의 부진은 뼈아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채혜영 삼양 부문장은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라면을 많이 먹지 않는 등 내수 시장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신제품을 선보일 때 차별화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우지유탕, 이보다 더 큰 차별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세대에게는 프리미엄 우지라면의 맛을, 50세대에게는 추억의 맛을 선사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 1위, 국물라면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가져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양식품은 과거와 달리 프리미엄 라면의 가격대에 대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열리고 있다면서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삼양1963은 과거의 복원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초석이다. 우리는 이제 한국의 미식 문화를 세계로 전파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삼양 1963은 삼양의 정신을 잇는 새로운 출발점이자 선언이다. 60년 역사 위에서 다음 100년의 삼양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양라면은 1989년 라면에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으로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 당시 보건사회부는 우지 라면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으며 몇 년 뒤 법원도 무죄로 판결했지만, 삼양식품의 이미지는 심한 손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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