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규민 뉴스컬처 기자가 '픽'한 특별한 '별'을 만나봅니다. 가수, 배우, 코미디언,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인플루언서, 유튜버, 작곡가, pd, 작가, 화가 등 대중문화계 안팎에 있는 별의별 사람들,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파헤쳐 봅니다> > 노규민>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지금 가장 '핫'한 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꾸준하게 전시에 참여한 것은 물론 방송, 스포츠, 패션, 뷰티, 다수의 기업들과 독보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펼치면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서양학과)를 졸업한 이후 리포터, 배우로 활동한 동시에, 화가로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멀티 아티스트 윤송아(39세, 본명 민지선)다.
윤송아는 2005년 어린이 영어 교육 프로그램 SBS '잉글리시 매직스쿨'을 통해 방송계에 발을 들였다. '한밤의 TV연예' '연예가 중계' 등에서 패널로 활약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수십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배우 활동과 겸하면서 꾸준하게 그림을 그려왔다. 2006년 '제7회 신사임당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미술작가 창작공모대전' '제16회 한국문화예술상' 등에서 수상 했고, '프랑스 국제앙드레말로협회'에서 젊은 작가상, '국제 휴먼 올림픽' 미술부문 대상 등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다.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방송가에서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괜찮아 사랑이야' '라이브' '우리들의 블루스'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가 그의 작품을 선택했다.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일명 '조인성 그림'으로 불린 윤송아의 낙타 그림이 노출 되면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후 '빈센조' '멘탈코치 제갈길' '보이스3' '라치맨' 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윤송아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알베르 카페에서 윤송아를 만났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도 얼굴엔 피곤함이 아니라 생기가 돌았다. 작품 이야기에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파리 루브르 아트쇼핑' 한국 현대미술 작가 17인 특별전에 참여하셨습니다. 올해 유독 해외 활동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의 활동도 좋지만 지난해부터 조금 더 글로벌 하게 뻗어나가고 싶은 바람이 있었어요. 올해 뉴욕 패션위크에서 협업을 시작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발리 등에서 전시를 마쳤죠. 싱가포르 아트페어도 앞두고 있습니다.
12년 만에 다시 찾은 프랑스 파리에서 K-콘텐츠의 인기를 제대로 실감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호랑이 '더피' 캐릭터를 그려서 '파리 루브르 아트쇼핑'에 참여 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뜨겁더라고요. 그림 앞에서 '케데헌' 춤도 추고 사진도 찍는걸 보면서 왠지 모르게 흐뭇했죠. 특히 12년 전 파리에서 전시 했을 때보다 한국적인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어요. 어릴적 영국에서 잠시 살았는데 그때만해도 '코리아' 하면 못 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많았고, 어디를 가든 무시당하는 기분이었거든요.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죠. 파리에 있는 동안에도 어깨에 뽕 들어간 것처럼 당당했고, 자랑스러웠어요.
'배우 윤송아'보다 '화가'로서 영향력이 더 커진 느낌입니다. '화가' 활동에 매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그림이 노출 된 이후에 미술계에서 많은 제안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연기와 미술을 동시에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코로나 시대가 왔죠, 배우로서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적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전업 작가 모드로 바꾸게 된 거예요.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고 표현하는 것이 연기와 그림이 다른 듯 비슷하더라고요.
'낙타'가 윤송아의 시그니처가 됐습니다.
2013년 까지 인물, 꽃 위주로 그림을 그렸어요. 12년 전 파리 루브르 전시에서 '이걸 왜 그렸지?'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 독특한 걸 선보여야 겠다고 마음먹었죠. 사람들이 많이 그리지 않는, 나만의 시그니처 아이콘을 구상하다 '낙타'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낙타'로 젊은 작가상을 받았고, 드라마에 노출되기 시작한 거죠.
무엇보다 '낙타'는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탄생한 그림입니다. '나'를 비롯해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각자의 삶의 무게를 표현하고 싶어서 낙타를 그렸어요. 누가나 '힘듦'을 짊어졌지만 낙타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원천적인 힘을 발휘해 이겨내면 좋겠다는 응원이 담긴 거죠.
골퍼 임진한의 인생과 골프 여정을 담은 'IMVITATION' 전시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스포츠, 특히 골프와 미술의 만남이 이질적인 것 같지만 팬들 입장에서 둘의 콜라보가 굉장한 재미 요소를 일으킬 것 같았어요. 임진한 프로의 모든 우여곡절, 그의 삶이 녹아든 모습을 그려 봤죠. 특히 일본에서 얼음 주먹밥을 먹으면서 힘들게 훈련을 했다는 이야기가 와 닿았어요. 제 그림의 시그니처중 또 하나는 가시나무예요. 임진한 프로가 낙타 대신 가시나무 옆에서 스윙을 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포인트는 피니시가 아닌 중간 과정을 담았다는 것이에요. 험난했던 인생 여정에서 스윙이 성공할지 안 할지 모르는 그 정도의 궤도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임진한 프로도 짊어진 짐이 있었고, 분명히 힘든 여정이 있었어요. 임진한 프로님을 낙타를 대신해 그려 넣었죠. 또 아무리 힘든 삶에서, 뾰족뾰족한 가시나무 위로 알록달록 빛나는 별을 눈여겨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포츠와의 협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거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 선수와 협업한 전시 'RYUNIVERSAL'에도 참여하셨죠.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발로 뛰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올핌픽으로 비유 하자면 미술은 비인기 종목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금메달 아니면 아무도 모르죠. '미술'을 알리고 싶은 마음부터 시작했어요. 드라마에 노출 시키고, 휴대폰 케이스, 화장품, 패션쇼 의상 등에 그림을 그리는 협업을 꾸준하게 이어 왔습니다. 한국미술 홍보대사도 했고요. 류현진 선수 전시는 시너지가 좋았어요. 야구팬에겐 미술을 전파시키고, 미술계에서는 야구에 관심을 가졌죠.
앞으로 어떤 화가가 되고 싶으십니까.
'화가'로 규정짓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티스트로 태어나서 아티스트로 떠날 때까지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고 싶어요.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활동하는 '멀티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죠. 가장 중요한 건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배우 활동 계획도 있으시죠.
얼마 전 신현준 선배 주연 대만 합작 영화 '현상수배'에 카메오로 출연했어요. 12월에는 새로운 공포 영화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내년 초까지 연기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대중문화계에서 '미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의 오감중 가장 둔한 게 시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오래 잔상에 남는다고 하고요. '미술' 작품 중에는 작가가 생을 마감한 이후 빛을 보는 경우가 많아요. 죽고 난 이후 천천히 활동하는 것이 미술작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죠.
K-미술이 다른 문화예술보다 더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다만 세월이 조금 더 흐르면 분명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될 거예요. 저 또한 한국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겠습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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