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대체 통해 연 40%성장 예상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 원천기술 확보
조현상 부회장이 직접 발굴
[포인트경제]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조현상 부회장이 강조해온 ‘기술과 지적자산을 통한 가치극대화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31일 벨기에 소재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를 1억 2000만 유로(약 2000억원)에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그룹은 3일 밝혔다. 이번 거래는 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마무리된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유미코아 CEO 바트 삽(왼쪽 세번째)이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HS효성 제공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소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희토류 관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으며, 한때 퀴리 부인이 라돈과 우라늄 연구를 진행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급속충전이 가능하며, 충전 효율 개선과 주행거리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이다.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로, 음극재 이외 소재 영역이 기술적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실리콘 음극재가 미래 배터리 혁신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4년 기준 전체 신차 판매의 20% 이상이 전기차이며, 2025년 25%, 2030년에는 40%(연간 4700만대)에 달한다. AI 혁명으로 로보틱스, 드론 등 신수요처가 확대되면서 배터리 시장은 지속 성장한다. 음극재 시장은 배터리팩 용량 증대, 고에너지 밀도, 급속충전 수요에 부합하는 실리콘 음극재 중심으로 재편된다. 글로벌 조사기관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시장규모는 2024년 5억 달러에서 연평균 40% 성장해 2031년 47억 달러에 도달할 전망이다. SNE 조사기관은 2035년 시장 규모가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을 반도체, 화장품 소재 등 정밀화학 및 스페셜티 화학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조현상 부회장은 기술과 지적자산 확보를 통한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구축과 AI 활용을 강조하는 가치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AI, 피지컬 AI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지적자산 보유 글로벌 업체들과 지속 교류 중이다. 이번 인수 협상은 코로나 이전부터 조 부회장이 유미코아를 수차례 방문하며 진행했으며, 계약 마감일인 10월 말을 맞추기 위해 APEC 준비 기간 중에도 여러 차례 철야 미팅을 진행했다.
HS효성그룹은 기존 타이어코드, 첨단모빌리티 소재, AI/DX 기반 사업구조에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방산, 에너지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탄소섬유, 배터리 소재 사업, 추가 AI/DX 사업모델 등 고성장 분야 진출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한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향후 5년간 1조 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첫 투자처로 울산을 선정했다. 울산공장은 효성그룹 모태로 60년 전 설립됐으며, 현재 아라미드와 자동차 소재 사업 외 대부분 사업이 해외로 이전한 상태다. 이번 국내 리쇼어링을 통해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 투자는 반도체, 조선, 방산 등 핵심 성장 산업과 함께 대한민국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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