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엔비디아가 26만장 이상의 GPU(그래픽카드)를 우리 정부와 기업에 공급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이제야 큰 운동장에 들어선 것이다.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3등이 아니라 '3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위원장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출연해 엔비디아의 GPU 공급 약속을 두고 "발재간이 아주 좋은 축구 선수가 있는데 동네 골목에서만 연습을 해본 것이다. 그런데 26만 장의 GPU가 생기면서 큰 운동장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이쪽 골대 끝에서 저쪽 골대 끝까지 달릴 수 있는 환경을 갖췄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해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비유했다. 김종배의>
그는 "이번에 확보한 26만장의 GPU를 포함하면 총 30만장 규모로 세계 3위 수준이다. 다만 미국은 1000만장 정도 있어 3등은 의미가 없다"며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특화시킬 분야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이다. 제조업과 AI가 결합하면 세계적인 공급망을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며 "자동차, 배터리, 전력계통의 경우 전선, 변압기, 가스터빈기 등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제조업이 AI로 더 똑똑해지고 스마트해지면 경쟁력이 생긴다. 우리나라에게 굉장히 큰 기회가 올 것"이라며 제조업 분야 특화를 꼽았다.
국가AI전략위원회는 지난 9월 발족한 우리나라 AI(인공지능) 총괄조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정부와 민간위원 50명, 각 분과위원을 포함해 12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AI 관련 국가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의 인공지능 업무를 심의 조정해 의결할 수 있는 기관이며 현재는 대통령령으로 운영되지만 내년부터는 인공지능기본법에 의거한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GPU, AI시대 핵심 부품…엔비디아 기술력 막강해 사실상 독점"
임 부위원장은 GPU에 대해 "AI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핵심 부품으로 엔비디아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 등이 워낙 막강해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최신 GPU를 확보하는 것이 AI 발전의 가장 중요한 일이고 미국과 주요 선진국들이 앞 다퉈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아예 중국에는 팔지도 못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그 병목이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26만 장을 공급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선 "미국의 블랙록이라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 회사가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오픈AI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90만 장의 웨이퍼를 월간 구매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며 "세계 주요 플레이어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엔비디아도 이렇게 큰 장이 생기는데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 확보한 5만 장, 중소기업·스타트업·대학 등에 지원"
정부가 확보한 5만 장의 GPU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대학의 연구기관 등에 순차적으로 지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GPU는 한 장에 3~4만 달러로 5000만 원에 달해 대기업이 아닌 경우 구입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구매한 GPU를 주요 시설에 지원할 예정이다.
임 부위원장은 "일단 정부가 대규모의 GPU를 구매한 경우는 처음이다. 대기업의 경우 구매 능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이과 스타트업, 대학연구기관은 GPU가 없으면 연구를 할 수 없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어렵다"며 "이를 지원하려면 공공 부문에서 해줘야 된다. 그래서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국가대표 AI 개발 프로젝트,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센터 등에 이번에 구입한 GPU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만 장 구입에 소요되는 2조 원대의 예산 확보에 대해선 "지금 예산으로도 가능하다. 올해 추경 예산으로 1만3000장 정도 확보했고 내년에는 1만5000장이 예산으로 예정돼 있다"며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 6호기 컴퓨터에 9000장, 국가AI컴퓨팅센터에 1만 5000장 구축 예정인데 센터가 2028년에 완공되기 때문에 연차적으로 구입할 예정"이라며 순차적으로 구입해 필요한 곳에 배치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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