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경고, “우리는 가라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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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경고, “우리는 가라앉고 있다”

월간기후변화 2025-11-03 10:41:00 신고

기후붕괴 최전선, 섬나라들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

▲ 태평양 섬나라는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호주나 기타 큰 섬으로 이동해야 하는 주민들    

 

태평양의 수많은 섬나라들이 지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신음하고 있다. 바다는 높아지고, 땅은 잠기며, 바람은 더 거세졌다.

 

세계은행은 팬데믹 이후 태평양 11개국의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것이라 전망했지만, 이 수치는 생존의 위기를 감추는 숫자에 불과하다.

 

관광과 어업, 해외원조에 의존하는 경제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기후 충격이 더해지며 이 지역은 ‘기후붕괴의 실험실’로 변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는 지구의 경고등이다.” 그들의 일상은 이미 변화된 기후 속에서 버티는 싸움이다.

 

“바다는 더 이상 우리를 먹여 살리지 않는다”

 

해수 온도가 오르며 바다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튀발루와 키리바시 인근의 참다랑어는 더 차가운 해역으로 이동하고, 그 결과 어획량은 급감했다.

 

수산업은 이들 국가 재정의 핵심이었다. 어획권 수입이 줄자 교육·보건 예산이 삭감되고, 국제기구 원조에 다시 의존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것은 단순한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국가의 협상력과 존립기반이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다. 한 어부는 “우리는 그저 생선을 잃은 게 아니라, 나라를 잃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 “기후위기는 이제 강대국의 외교무기”라고 지적했다. 태평양의 섬들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생존을 위한 협력이냐, 자주를 위한 고립이냐. 어느 쪽이든 길은 쉽지 않다.    

 

집이 잠기고 국경이 사라지는 미래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해수면 상승의 비극

 

바닷물이 밀려오며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는 장면은 더 이상 영화가 아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지하수가 오염되고, 농토가 염분에 잠기며 식수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몇몇 지역 주민들은 다른 섬으로, 심지어는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국제사회는 이들을 ‘기후난민’이라 부르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기후 생존자’라 한다. 국경이 바다에 잠기면 국가의 법적 지위도 위태롭다. 한 외교관은 “영토를 잃은 나라의 외교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 세계를 향해 묻고 있다. “국가가 사라질 때, 우리는 어디에 속하게 되는가.”

 

구조적 취약성과 지정학의 압박

 

경제붕괴와 글로벌 세력경쟁, 이중 삼중의 위기

 

기후위기는 자연의 재앙을 넘어 정치적 폭풍으로 번지고 있다. 경제 기반이 붕괴하자 미·중·호주 등 강대국들이 원조와 인프라 투자 명목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일부 섬나라에서는 마약과 불법거래가 확산되며 ‘나르코국가’ 우려까지 제기된다. 재난이 닥칠 때마다 원조는 오지만, 그 속엔 지정학의 계산이 숨어 있다.

 

한 정치학자는 “기후위기는 이제 강대국의 외교무기”라고 지적했다. 태평양의 섬들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생존을 위한 협력이냐, 자주를 위한 고립이냐. 어느 쪽이든 길은 쉽지 않다.

▲ 기후위기로 없어지는 산호초    

 

태평양에서 시작된 새로운 요구

 

“우리는 피해자가 아니다…기후 정의를 요구한다”

 

 

이제 섬나라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는 단지 희생자가 아니다. 우리는 지구의 경고자다.”

 

그들은 선진국의 탄소감축 의무를 강하게 요구하며, 국제회의에서 ‘기후 정의’를 외친다. 일부 국가는 원주민 공동체 중심의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며 생태적 주권을 되찾으려 한다.

 

해수면이 오르더라도, 그들의 목소리는 더 깊어지고 있다. 태평양은 지금 인류에게 묻는다. “우리를 외면한다면, 다음은 당신의 해안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는 국경을 모른다. 태평양의 절규는 결국 지구 전체를 향한 경고음이다. 그들이 사라지면, 우리도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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