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수 기자
HBM3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AI,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요는 최소 몇 년 이상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이 시장에서 한국은 기술적 우위를 확실히 확보했다. 그러나 이 호황이 곧 한국 경제 전반의 안정과 번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성공이 곧 산업의 성공은 아니며, 산업의 성공이 곧 국민경제의 도약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금 한국 경제의 문제는 ‘엔진은 세계 최고인데, 연료 순환이 막혀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도 그 자본이 혁신기업과 신산업으로 흘러들지 못한다면, 경제의 혈류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금융이 낡은 체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여전히 이자 장사와 부동산 담보 대출 중심의 관행에 묶여 있고, 증권사는 폐쇄적 거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구조로는 AI와 디지털 자산이 주도하는 WEB3.0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
이제는 금융개혁이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운용, 디지털 신용평가, 탈중앙화 금융(DeFi)과 증권형 토큰(STO) 같은 새로운 구조를 금융권이 받아들여야 한다.
혁신 기업에 자본이 자유롭게 흘러가고, 데이터가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산업 전반이 살아난다. 공기업은 데이터를 개방하고, 정부는 규제를 줄여 신뢰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HBM3의 호황은 분명 반가운 기회다. 하지만 이 기회를 산업혁신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금융이 먼저 변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돈의 흐름’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때다. 반도체의 불꽃이 한국 경제 전체의 엔진으로 확산되려면, 이제는 금융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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