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몇 주 전까지 엘링 홀란 의존증을 우려하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결국 마음 편히 인정했다.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0라운드를 치른 맨시티가 AFC본머스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맨시티는 승점 19점을 확보, 2위로 도약했다.
홀란이 1경기 침묵 후 다시금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17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셰르키가 헤더로 뒷공간에 공을 넘겼고 홀란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홀란은 공을 달고 뛰었지만, 본머스 수비진은 홀란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고 홀란은 문전에서 미끄러지듯 왼발 슛하며 선제 득점을 기록했다. 1-1 상황이던 전반 33분에는 라얀 셰르키가 다시 한번 왼발로 뒷공간 패스를 보냈다. 홀란은 오프사이드를 피하기 위해 순간 주춤한 뒤 스프린트를 끊었다. 폭발적인 속도로 바포데 디아키테 앞을 지나간 홀란은 그대로 조르제 페트로비치 골키퍼까지 제쳤고 빈 골대에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홀란의 득점력이 심상치 않다. 이날 2골 추가한 홀란은 올 시즌 출전한 PL 10경기 중 8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현재 모든 대회 기준 13경기 17골 1도움을 올렸다. 지난달 27일 애스턴빌라전 무득점 전까지만 해도 A매치 포함 12경기 연속 득점 행진 중이었다.
맨시티는 홀란에 집중된 득점력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맨시티 팀득점 20골 중 무려 13골이 홀란 몫이다. 팀 내 득점 2위는 모두 1골에 불과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에버턴과 8라운드 경기 후 “홀란은 우리 팀의 핵심 공격수이고, 더 말할 게 없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홀란 한 명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우리가 좋은 팀이 되려면, 홀란뿐 아니라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다른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홀란이 워낙 말도 안 되는 득점력을 여전히 유지 중이니, 의존증을 고친다는 발상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있다. 홀란은 맨시티가 PL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넣은 26골 중 17골(65%)을 혼자서 담당하고 있다. 외려 홀란 득점력을 더 극대화할 방안을 구상하는 게 빨라 보이는 상황이다. 결국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전력에서 홀란이 차지하는 비중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본머스전 종료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솔직히 말해, 홀란이 없었다면 지금의 맨시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득점수를 봤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15년 동안 그런 수치를 보여왔다. 메시도 여전히 경기마다 2~3골을 넣고 있고 호날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찬가지다. 바로 홀란이 그 수준”이라고 감탄했다.
이어 “홀란에게 찬스와 패스를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우리는 그를 가질 수 있어 정말 행운이다. 정말 친절하고 착한 사람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다. 홀란의 숫자는 이미 경이롭다”라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의 성실한 경기장 안팎 태도까지 극찬했다. “첫 골에서 홀란은 잔디 위로 몸을 낮추며 ‘이건 꼭 넣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지도하기 좋은 선수이고, 가끔 제가 홀란에게 엄하게 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홀란은 언제나 겸손하고, 배우려 하고, 골을 위해 산다”라고 칭찬했다.
해외 축구 전문가 줄리앙 로랑 기자 역시 ‘BBC’와 인터뷰에서 홀란 의존증을 걱정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득점에 가담하길 바라지만, 왜 이런 논쟁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세계 최고의 마무리 능력을 가진 선수를 두고 굳이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줄 이유가 있나? 박스 안에서는 무조건 홀란에게 공이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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