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통신장비 산업이 AI 기술과 정부 정책이라는 두 개의 성장엔진을 장착하며 새로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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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쓰리서치는 3일 발간한 산업보고서를 통해 “2025년부터 통신장비 산업은 구조적 성장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며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의 폭증과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향후 5~10년간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확산과 영상·이미지 기반 응용 확대는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요구하며, 이는 유·무선 네트워크의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4~2030년 사이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증가량은 과거 7년 대비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통신장비 시장은 가격(P)과 물량(Q)의 동반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과거 모바일 혁명기에는 원가 경쟁으로 장비 단가가 억눌렸지만, 고성능 AI 모델 수요가 장비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노키아 지분 인수는 차세대 AI 네트워크 인프라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이 AI 생태계 중심에서 재조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BEAD 프로그램을 통해 58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광통신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주파수 경매 재개는 통신사들의 설비투자(CAPEX)를 자극하고 있다. 국내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내 신규 주파수 공급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며, 6G 상용화와 AI 트래픽 대응을 위한 기반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통신장비 기업들의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광통신은 미국 BEAD의 ‘미국산 제품 사용’ 요건을 충족시키며 미국향 수주가 급증하고 있으며, 광섬유-광케이블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급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있다. RFHIC는 Open Ran 시장 확대와 GaN 전력증폭기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자회사 RF머트리얼즈는 AI 서버 및 광통신 패키지 공급 확대 속에서 실적 기여가 기대된다.
한 연구원은 “통신장비는 AI 산업의 혈관 역할을 한다”며 “데이터 병목 현상이 심화되는 지금, 통신 인프라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과 기술이라는 이중 심장이 통신장비 산업에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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