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2007년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my blueberry nights)> 는 노라 존스, 주드 로, 레이첼 와이즈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한 그의 첫 영어권 작품이다. 사랑의 상실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떠나는 한 여인의 로드 트립을 통해 진정한 자아와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왕가위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미학으로 그려낸다. 마이>
영화는 사랑의 아픔을 겪은 주인공 엘리자베스(노라 존스)가 연인과의 추억이 깃든 뉴욕의 한 카페를 찾아 카페 주인 제레미(주드 로)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제레미가 준비한 남들이 찾지 않는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던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홀연히 카페를 떠나 미국 각지를 여행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테네시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술에 찌든 부부의 갈등을 지켜보거나, 네바다에서 도박에 빠진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녀는 타인의 아픔과 상처를 목격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서서히 치유한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는 단순한 멜로, 로맨스 영화로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영화이다.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인간이 겪는 상실감, 외로움, 그리고 자기 발견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왕가위 감독은 특유의 고독한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이자 이 시대 마지막 낭만주의자라는 평을 받는다. 엘리자베스가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 모두의 삶의 단면처럼 다가오며, 사랑과 상처 속에서도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서는 인간의 본질적인 여정을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위로와 성찰의 시간을 준다. 마이>
왕가위 감독 특유의 감각적이고 미려한 영상미는 영화 전반에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네온사인 불빛이 스며드는 밤거리의 풍경, 미국의 광활한 풍경을 담아낸 로드 트립 장면, 그리고 인물의 내면을 대변하는 듯한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색채의 활용은 왕가위 감독님 작품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스크린을 한 입 떠먹고 싶을 정도로 유혹적인 비주얼 은 영화에 깊이를 더하며,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경험을 안겨준다. 블루베리 파이라는 소재 또한 겉보기에는 씁쓸하지만 먹고 나면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것처럼, 영화의 감성과 주제를 상징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는 왕가위 감독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예술성과 깊은 메시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복잡한 서사보다는 감각적인 연출과 인물의 내면 묘사에 집중하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영화 자체나 배우들에 대한 특별한 논란 없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는 수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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