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원 오르면 수십억 날아갈 판"…K푸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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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원 오르면 수십억 날아갈 판"…K푸드 '초비상'

이데일리 2025-11-03 06:0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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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식품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최근 이데일리가 지난해 매출 4조원이 넘는 톱티어 회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원재료 수입 비중은 가장 낮은 회사 기준 35%로 집계됐다. 원산지 기준(해외에서 생산된 원재료를 국내기업이 1차로 수입한 것을 식품기업이 국내에서 다시 구매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80%에 달하기도 했다.

최근 3개년(2021~2023년) 국내 평균 곡물 자급률은 19.5%에 불과하다. 특히 광범위한 식품 제조에 사용되는 밀, 옥수수, 콩, 설탕, 팜유 등 주요 식료품 재료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는 농업 기반이 약한 데다 인건비가 비싸고 생산성은 낮아 국내 농산물의 상대적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여파로 국내 식품 제조업의 전체 비용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품제조업의 평균 비용구조에서 원재료비는 66%를 차지한다. 50~65%로 알려진 전 제조업 평균 원재료비 비중보다 많게는 16%p(포인트) 정도 높다. 원재료를 수입하는 만큼 환율 변동성에 해외 운송비와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화 약세(환율 상승) 현상은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일수록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삼양식품(003230)처럼 불닭볶음면과 같은 글로벌 메가 히트 제품이 있고 이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차지하면 환율 상승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입 원재료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여기에 회계기준도 원화이기 때문에 같은 제품 1개를 팔더라도 환율 상승시 원화로 환산되는 수출대금은 커진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 톱티어 4조클럽 식품 기업 중에서도 동원산업(006040)과 롯데웰푸드(280360)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5%, 8%에 불과해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상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고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손익이 77억원 넘게 줄어든다. 동원산업 역시 자회사 식품사인 동원에프앤비의 경우 환율이 1380원에서 10원 상승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20억원씩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최근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식품기업을 제외하고는 3분기에도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CJ제일제당(097950)(-8.4%), 빙그레(005180)(-7.4%), 오뚜기(007310)(-5%), 롯데웰푸드(280360)(-2.9%)는 증권사 컨센서스 추정치상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환율 상승은 세계 속 음식으로 우뚝 서고 있는 K푸드의 해외 현지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환전 후 송금하는 방식의 투자인 경우 그렇다. 이런 투자 방식을 통해 현지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기업은 환율이 장기적 사업구조 변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나마 해외 현지 법인 수익을 통해 투자를 하는 경우라면 다행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에서 자체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원화 약세 영향을 받진 않는다”며 “투자금 일부는 현지 달러 차입으로 대응해 달러 송금에 대한 환율 부담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경영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워야 할 시점에 환율 변동성 확대는 국내 식품기업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 음료 회사 관계자는 “음료 산업은 경기 변동 영향을 덜 받는 편이지만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고 환율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받는다”면서 “특히 오렌지 농축액 등 과실 농축액과 각종 향료 등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환율은 사업계획 수립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판가(판매가격) 인상을 촉발할 수 있는 트리거이기도 하다. 가중한 원가 부담을 일부 전가해야 해서다. 내수 비중이 큰 기업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는 않지만, 고환율 이슈가 지속되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통상 3~6개월 정도의 원재료를 선구매해 놓은 식품기업은 원가절감 등의 노력으로 버티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는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신속한 대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4조클럽 식품회사 관계자는 “원재료의 전략적 비축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가 절감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내외 판매 채널에 대한 성장 체계를 구축해 제조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라면서도 “정부가 관세·부가세 조정, 수입 지원은 물론 수출 경로 확대와 지역 다변화 등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시행한다면 산업 안정과 원자재 비용 부담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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