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국내 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 집값 등을 손꼽았다. 특히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달러화 강세로 인해 환율이 여전히 1430원 부근에서 움직이면서 수입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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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로 상승 폭 확대…농산물·서비스 가격↑
2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2.2%(중간값)로 집계됐다. 전망대로라면 지난달(2.1%)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2% △2월 2.0% △3월 2.1% △4월 2.1% 등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뒤 5월에는 잠시 1.9%로 떨어졌다가 6월에 재차 2.2%로 반등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7월 2.1% △8월 1.7% △9월 2.1%를 나타냈다. 다만 8월의 경우 SK텔레콤의 통신비 요금 할인 영향을 제외하면 2.3%다.
10월에는 추석 효과로 인해 농산물 수요가 많아진데다, 이례적인 가을장마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월은 원래 농산물 가격 하락 구간이지만 월초 추석 연휴로 농산물 수요가 많아지면서 9월 말까지 눌려 있던 가격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전월대비 물가가 하락하는 시기지만, 가을장마 영향에 농산물 가격 안정이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추석이 장기연휴였던 만큼,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서비스물가 상승도 소비자물가 상승에 기여했을 것으로 봤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에는 여행이나 숙박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10월에 숙박 관련 비용이 올라가면서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전월세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와 월세가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가중치가 10% 정도 된다”며 “반도체 수출 확대에 기인한 경기 개선을 감안할 시에는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률이 통계 작성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의 월간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월세 상승률은 7.15%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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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물가 2.1%…국제유가·환율·전월세 변수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1%(중간값)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유가와 환율을 비롯해 전월세 가격 상승은 연말 물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경기 개선에 따른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과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집세 움직임 등이 주목할 포인트”라고 손꼽았다.
최 연구원은 “11월에는 유류세 인하분이 일부 환원되는 게 물가에 중요하다”며 “소비자물가에 0.07% 정도 기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는 아직까지 안정적이긴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오른다면 1차로 휘발유 가격, 2차로는 공업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11월에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라진다면 물가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환율은 올라가는 건 제한적이지만 떨어질 때 속도가 붙으면 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은 연말까지 1400원으로 수렴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도 “벗어나더라도 연말까지 물가에 영향은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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