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감독(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 아들인 김재호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연장 승부 끝에 극적으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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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는 2일 경기 여주시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쳐 합계 2언더파 286타로 이유석, 최진호, 황중곤과 함께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김재호는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이유석과 황중곤, 최진호를 제치고 우승했다.
2008년 데뷔한 김재호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원년 멤버이자 현재 퓨처스팀(2군)을 이끄는 김용희 감독의 아들이다. 2012년 KPGA 선수권과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준우승이 역대 개인 최고 성적이었으나 이날 그토록 기다리던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해 나이는 43세다.
KPGA 투어에서 40대 나이로 첫 승을 기록한 건 김재호가 8번째다. 가장 최근은 2017년 김성용이 유진그룹 전남오픈에서 41세 2개월 15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김재호의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한 번의 감격을 넘어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 공동 20위에 머물렀으나, 2라운드에서 공동 18위로 올라섰고 3라운드에서 공동 1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첫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3라운드다. 그는 이날 아버지 김용희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 상의를 입고 경기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김재호는 “아버지께서 늘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라고 말씀하셨다”며 “유니폼을 입는 게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어릴 적부터 내게 큰 의미가 있었던 팀이라 특별했다”고 말했다.
우승의 원동력이 된 건 특유의 장타와 함께 우승을 향한 간절함이었다. 정규 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을 330야드 보낸 뒤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왼쪽 31야드 지점까지 보냈다. 세 번째 친 공을 홀 1.2m에 붙였고 버디 퍼트로 마무리해 먼저 경기를 끝낸 이유석, 황중곤, 최진호와 함께 연장에 들어갔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선 세 번째 샷을 홀 50cm에 붙이면서 우승을 예약했다. 황중곤과 최진호 이어서 이유석이 차례로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모두 홀을 벗어났다. 김재호는 차분하게 버디 퍼트를 넣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으로 상금 2억원과 함께 KPGA 투어 2년 시드를 받았다.
우승 뒤 김재호는 “사실 나이가 들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체력적으로나 힘으로 젊은 선수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PGA 챔피언스 투어에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 Q스큘이 없어져서 일본이나 아시안투어 도전을 생각 중이다. 죽을 때까지 골프를 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봉섭과 박은신이 합계 1언더파 287타를 쳐 공동 5위에 올라 제네시스 포인트 70위로 내년 시드를 획득했다. 시즌 3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1위를 예약했던 옥태훈은 함정우, 이태희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라 남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대상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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