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다시, 하나로"...2025 WEA 서울총회 폐막이 남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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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으로 다시, 하나로"...2025 WEA 서울총회 폐막이 남긴 의미

뉴스컬처 2025-11-02 20:55: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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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복음으로 세상을 새롭게 하라.”

2025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서울총회가 지난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성찬식과 축도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총회는 세계 복음주의 교회가 신앙의 본질을 재점검하고, 혼란한 시대 속에서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고백한 영적 회복의 공의장(公議場)이었다. '모든 이에게 복음을’이라는 주제 아래, 146개국 2,000여 명의 지도자들은 한 자리에 모여 복음의 순수성과 교회의 연합,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선포했다.

'2025 WEA 서울총회' 개막식이 2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렸다. 오정현 목사, 굿윌 샤나 WEA 의장, 이영훈 목사가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2025 WEA 서울총회' 개막식이 2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렸다. 오정현 목사, 굿윌 샤나 WEA 의장, 이영훈 목사가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1846년 영국에서 시작된 WEA의 긴 역사 속에서도 이번 서울총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복음주의 운동이 다시 아시아의 심장부에서 숨을 고르며, 한국교회가 세계 복음주의의 한 축으로서 '영적 책임과 공적 소명’을 재확인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서울총회 기간 동안 논의된 주제는 시대의 무게를 반영했다. 팬데믹 이후 교회의 회복 문제, 인공지능과 생명윤리의 과제, 전쟁과 경제 불안 속에서의 복음적 평화 등, 복음주의 교회가 직면한 전 지구적 이슈들이 집중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복음은 어느 시대에나 해답이며, 교회는 진리와 사랑으로 이 시대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총회의 결실로 발표된 ‘서울선언문’은 이러한 논의의 정점을 이뤘다. 선언문은 “세계가 불확실성과 분열 속에 흔들리고 있으나, 교회는 여전히 복음의 희망을 품고 있다”고 천명하며, 전도와 제자훈련을 교회의 근본 사명으로 재확인했다. 또한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음을 믿으며, 성경적 진리를 수호하는 것이 교회의 책임”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종교적 혼합주의와 도덕적 상대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대한 복음주의 진영의 신앙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서울선언문’은 한반도의 현실에도 깊은 울림을 던졌다. “분단된 땅에서 화해의 복음을 외치는 한국교회의 사명은 시대의 표징”이라며, 복음이 단지 개인의 구원에 머물지 않고 민족과 사회의 회복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한국교회가 세계 복음주의 운동 안에서 감당해야 할 공적 신앙의 책임을 명확히 제시한 부분이었다.

오정현 목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린 ‘2025 WEA 서울총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사진=김규빈 기자
오정현 목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린 ‘2025 WEA 서울총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사진=김규빈 기자

총회의 주무대가 된 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의 영적 역량과 행정적 성숙을 세계에 입증했다. 개막부터 폐막까지 빈틈없는 조직력과 섬김의 운영으로 세계 지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교회의 규모나 시설보다 더 큰 감동은 ‘섬김의 정신’이었다. 이는 사랑의교회 담임 오정현 목사가 강조해온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실천이었다.

오정현 목사는 공동위원장으로서 총회를 영적 방향으로 이끌었다. 오 목사는 개막예배에서 “복음주의 교회는 제자훈련을 통해 생명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초대교회의 전투적 영성을 되찾을 때 교회는 다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복음 안에서 연합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국교회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는 ‘화합의 신학’을 제시했다.

서울 총회를 통해 드러난 흐름은 명확했다. 복음주의 진영은 더 이상 지역적, 교파적 구분에 머물지 않고, 전 지구적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동시에 교회의 공공성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깊어졌다. 인공지능의 윤리, 젠더 이슈, 생명 존중과 사회 정의 등은 더 이상 교회 밖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의 실제적 적용을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임이 확인됐다.

서울총회의 또 다른 성과는 ‘연합’의 회복이다. 세계 각국의 교회 지도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넘어 복음의 공통분모 안에서 손을 잡았다. 이는 복음주의가 단지 보수적 신앙운동을 넘어, 시대를 향한 사랑과 섬김의 실천 운동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폐막식에서 오정현 목사는 “복음의 능력을 다시 붙들고, 제자훈련을 통해 세계를 섬기는 교회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의 발언은 총회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었다. 복음으로 다시 세워지는 교회, 그리고 그 교회를 통해 세상이 변화되는 비전이 한국의 땅에서 선포된 것이다.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2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린 ‘2025 WEA 서울총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사진=김규빈 기자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2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린 ‘2025 WEA 서울총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사진=김규빈 기자

이번 WEA 서울총회는 교회의 방향성을 다시 정립한 영적 좌표의 갱신이라 할 수 있다. 복음주의 교회가 지향해야 할 본질은 화려한 외형이나 제도적 성공이 아니라, 말씀과 성령으로 새로워지는 공동체임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세계 복음주의가 연합과 협력의 기반 위에, 시대의 도전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결국 서울총회의 의미는 ‘폐막’이 아니라 ‘시작’에 있다. 나흘간의 일정은 끝났지만, 복음의 회복과 교회의 갱신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한국교회가 이번 총회를 통해 받은 영적 유산을 품고, 복음의 순수성과 연합의 정신으로 세상을 섬길 때, 서울에서 울려 퍼진 복음의 외침은 전 세계로 이어질 것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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