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방선거] 민주, 5개 시도당위원장 선출 지방선거 준비…친명계 컷오프 반발 '명청 갈등'

2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대학교 JJ아트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임시당원대회에서 정청래 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일부터 이틀간 충남·부산·경남·전남·전북 등 5개 시도에서 임시당원대회를 열고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했다. 

앞서 이재성 부산시당·송순호 경남도당·주철현 전남도당·이원택 전북도당 위원장은 지선 출마를 이유로 지난달 사퇴했고 문진석 충남도당위원장도 당직 전념을 이유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충남엔 이정문 의원, 경남엔 허성무 의원, 전남엔 김원이 의원이 단독 출마해 각각 선출됐다. 부산에서는 변성완 강서지역위원장이 박영미 중영도지역위원장을 제치고 시당위원장이 됐으며, 전북은 윤준병 의원이 신영대 의원을 따돌리고 도당위원장이 됐다.

시도당 위원장은 해당 지역에서 지선을 지휘하는 사령탑이다. 후보 선출부터 선거 전략, 조직 운영까지 총괄한다. 당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각 지역에서 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시당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친명계 핵심 인사인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이 컷오프에 공개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레이스가 시작되면 정청래 대표와 친명계간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충남·부산·경남·전남·전북서 임시당원대회

민주당이 국정감사 종료를 기점으로 5개 지역 시도당위원장 보궐선거를 치르며 지방선거 체제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시도당위원장 보궐선거는 기존 위원장들이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충남에서는 원내수석 업무 전념을 이유로 사퇴한 문진석 전 도당위원장 자리에 이정문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고, 경남 역시 송순호 전임 도당위원장이 창원시장 출마를 위해 물러난 공석에 허성무 의원이 단독 출마했다. 전남에서는 주철현 전임 도당위원장이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하자 김원이 의원이 단독 출마했다. 

부산에서는 이재성 전임 시당위원장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박영미 중구·영도구 지역위원장과 변성완 강서구 지역위원장이 경선을 치렀다. 

전북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원택 전 전북도당위원장의 공석을 두고도 윤준병·신영대 의원이 맞붙었다.

민주당 시도당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해당 지역의 공천을 총괄한다. 17개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 공천 과정 전반에 권한을 가지며, 시도당 소속 현역 의원의 평가도 담당한다.

민주당은 시도당 위원장 보궐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열고 지방선거 전략을 공유하고 당내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부산시당위원장에 변성완…'친명계' 유동철, 컷오프 공개 반발 

정청래 "이해해 달라"…청명 갈등 시작?

민주당 신임 부산시당위원장에는 변성완 강서구 지역위원장이 선출됐다.

변 위원장은 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임시당원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63.65%, 대의원 투표 76.85%를 합산한 최종 득표율 66.29%로 당선됐다. 박영미 중영도지역위원장은 33.71%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변 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부산 탈환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며 "경선 과정의 불화를 딛고 원팀으로 똘똘 뭉쳐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시장 권한대행을 지낸 변 위원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당초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과 노기섭 전 부산시의원을 포함한 4파전 구도로 시작됐으나, 두 후보가 컷오프되면서 2파전으로 압축됐다.

그러자 유 위원장은 "당원 주권이 말살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사로, 친명계 핵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유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컷오프 없는 완전 경선은 거짓이었나"라며 "아예 경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정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특히 그는 면접 과정의 불공정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유 후보는 "면접의 핵심은 후보의 자질과 정책이 아니었다"며 "문정복 조직강화특위 부위원장이 근거 없는 소문을 언급하며 인신공격성 질문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면접에서 불이익을 예고하는 발언까지 있었다고 주장하며 "나를 떨어뜨리기 위해 정해놓고 시작한 면접"이라고 주장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당내 선거인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조차 완전 경선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정 대표가 말하는 당원주권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실현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발했다.

이처럼 친명계 핵심 인사가 컷오프에 공개 반발하자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간 이른바 '청명 갈등'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정 대표는 1일 충남도당 임시당원대회에서 "우리 유동철 지역위원장이 무엇이 그리 특별하게 부족해서가 아니라 당 대표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것을 좀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가는 길에 이렇게 예기치 못한 일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럴 때 동지의 시선으로, 동지의 온기로 따뜻하게 손을 잡아줄 것을 부탁드리고 유 지역위원장에 대해서는 제가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를 앞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대표는 "누구나 뜻이 있으면 경선에 참여하고, 공정하게 경선하고 당선된 후보자에 대해 합심, 노력하는 것이 승리의 가장 기본적인 주춧돌"이라며 "경선에 불복하고 후보자의 승리를 위해서 돕지 않는 그런 후보들은 우리 당원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북도당 신임위원장에 윤준병 의원 "지방선거 압도적 승리"

윤준병 의원은 신영대 의원을 따돌리고 신임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에 당선됐다.

2일 전주대학교 JJ홀에서 열린 임시당원대회에는 정청래 대표와 황명선 최고위원, 박희승·안호영·이성윤·이원택·한병도 국회의원, 당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 결과 윤준병 의원이 57.64%를 얻어 42.36%를 얻은 신영대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다.

윤준병 신임 위원장은 수락연설에서 "무거운 책임감과 뜨거운 사명감을 느낀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해결하는 정치가 좋은 정치다. 이것이 저의 정치 철학이며 억강부약의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학과 가치를 견지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하겠다"며 "도민들에게 정치가 희망을 드리는, 정책 역량을 강화한 책임 있는 전북도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당 신임 위원장 이정문 의원 "당원주권시대 열망 결과"

충남도당위원장에는 이정문 의원이 선출됐다. 

이정문 의원은 1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학생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제2차 임시당원대회에서 총 선거인단 4만 7813명 중 8.78%의 당원들이 온라인으로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90.61%의 지지를 얻어 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이날 당원대회에는 정청래 당대표와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천안갑 국회의원), 박수현(공주부여청양), 어기구(당진), 황명선(논산계룡), 복기왕(아산갑) 국회의원과 양승조 예산홍성지역위원장을 비롯한 지역위원장, 각 지역 당원 등이 참석했다.

이정문 위원장은 당선 확정 직후 "우리 스스로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민주주의라는 4글자가 이렇게 뭉클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며 "부족한 저를 믿고 도당위원장으로 선출해 주신 당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저의 당선은 당원주권 시대를 열망하는 당원들의 뜻이 담긴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며 "충남도지사 탈환과 기초단체장, 시도의원까지 압도적 승리를 만들어 충남 전역에 파란 물결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날 격려 차 참석한 정청래 대표는 "이정문 위원장은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당 정책위 부위원장도 지냈고 국회 정무위에서도 맹활약했다. 그런 의미에서 당대표로서도 무척 든든하다"고 치켜 세웠다.

전임 도당 위원장이기도 한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제가 도당위원장에 취임할 때 충남 전역을 파란물결로 물들여서 어느 곳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을 드렸다"며 "이후 대선에서 승리를 했지만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는 이정문 위원장에게 공을 넘겨야 할 것 같다. 이정문 위원장을 중심으로 15개 시군에서의 승리를 위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당 신임 위원장 허성무 의원 "이재명 정부 승리"

민주당 신임 경남도당 위원장에는 허성무 의원이 선출됐다.

이번 보궐선거에 단독 출마한 허 신임 위원장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투표에서 95.74% 찬성을 얻어 선출됐다.

허 위원장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경남은 3·15 의거, 부마항쟁, 6월 항쟁의 정신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경남에서 실현하고 무너진 민생 현장을 복원하겠다"며 "2026년 지방선거 승리로 민주당의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2018년 7월∼2022년 6월 창원시장을 지낸 후 2024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전남도당 신임위원장 김원이 의원 "지선압승·공정공천"

민주당 전남도당 신임 위원장에 김원이 의원이 선출됐다.

단독 입후보한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펼쳐진 당원 온라인투표에서 유효 투표자 수 1만7578명 중 찬성 1만5194명(86.44%)를 얻어 새 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김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우리 전남도당이 지방선거(지선) 압승을 이끌어야 한다. 당 대표를 중심으로 투명한 공천, 공정한 공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깨끗하고 새로운 능력 있는 인물들을 발굴해서 도민들에게 소개해 선택받게 하겠다. 철저한 윤리 규범 준수로 모범이 되고 공부하는 민주당으로 제대로 된 일꾼을 키우겠다"며 지방선거 승리 의지를 밝혔다.

또 "전통적으로 전남을 먹여살렸던 철강, 석유화학 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요즘 좀 괜찮다는 조선업도 그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등장과 함께 전남이 대전환의 기회를 맞았다"며 산업 대전환을 역설했다.

이어 "위기에 빠진 철강·석유화학은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2차 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특화단지, 첨단 소재 우주항공 중심 산업 재편 등 새로운 전환을 준비하고 그 계획의 전환을 성공시켜 내야 한다"며 "도당에 도청, 전문가들, 시·도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전남 대전환위원회'를 만들어 법안·정책·예산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