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청년 미래 삼키는 ‘욕망의 덫’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아침을 열면서] 청년 미래 삼키는 ‘욕망의 덫’

경기일보 2025-11-02 19:05:36 신고

3줄요약
image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들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연루된 사건은 단순한 ‘해외 범죄 뉴스’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그 가치의 기반을 잃어버렸는지를 보여주는 치명적 징후다. “월 수백만원 보장”, “숙식 제공”, “단순 업무”라는 달콤한 홍보문구는 사실상 감금과 협박, 폭력이 일상화된 범죄의 덫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청년들이 ‘피해자’로 끌려갔지만 시간이 지나며 또 다른 친구와 지인을 모집하는 ‘범죄의 매개자’가 됐다는 사실이다. 이 비극적 전환은 단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돈의 속도’만을 성공의 척도로 삼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문제의 근원은 무지나 순간의 실수가 아니다. 일부 청년 세대들은 반복된 좌절과 구조적 박탈을 겪으며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체념이 내면화돼 있다. 정직한 축적의 시간은 조롱받고 실력의 성장보다 ‘단기간의 역전’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 허탈감과 절망의 균열 사이로 범죄조직은 파고들었다. “친구 한 명의 삶을 20만원에 거래했다”는 언론 보도는 돈이 도덕을 대체하고 인간관계가 ‘가격표’로 환산되는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성공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존경받는 리더, 기업가, 예술가들이 남긴 발자취를 돌아보면 그들의 성취는 어느 날 ‘운 좋게’ 얻은 것이 아니다. 누구나 견딜 수 없는 시간, 버텨야 하는 불확실성, 기여와 신뢰의 축적이 기반이었다. ‘정당한 축적’이야말로 사회적 신뢰를 탄탄히 하는 토대이며 이것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위험에 처하는 것은 약자와 청년 세대다. 노력 없는 부(富)가 가능하다고 믿는 순간 사회는 신뢰 기반을 잃고 공동체는 도덕적 붕괴를 낳는다.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성공이란 무엇이며 인간다운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

 

청년들이 정당한 노력을 통해 삶의 기반을 쌓을 수 있는 사회는 제도만으로 부족하다. 그것은 사회가 ‘무엇’을 가치로 여기는지에 대한 집단적 선택이 있어야 한다. 경쟁을 부추기고 스펙을 강요하며 결과만 평가하는 문화 속에서 ‘정직한 시간의 축적’은 설 자리를 잃었다. “정도(正道)를 걷지 말라. 돌아가는 길이 더 빨리 성공한다”는 왜곡된 신호의 결과를 보여 줬다. 달콤한 유혹은 언제나 감미로운 말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 끝에는 존엄의 상실이 기다린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무너진 양심과 관계는 회복이 어렵다.

 

‘어떻게 돈을 버는가’보다 ‘왜 그것이 삶의 기반이 되는가’를 일깨워야 한다. 교육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을, 경쟁이 아니라 의미를 다뤄야 한다. 사회가 신뢰의 토대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비극은 언제든 반복된다.

 

캄보디아의 사건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깊은 병폐를 드러내는 경고장이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정당한 삶의 방향 선택이 중요하다. 유혹의 돈은 순간이지만 쓰디쓴 대가는 평생을 따라온다. 이 경고를 외면하면 수많은 청년이 욕망의 덫에 걸려 파멸로 추락할 것이다. 모두가 과도한 욕심의 굴레를 벗고 정직한 삶의 가치를 다시 새겨야 할 때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