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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야마시타 미유, 해나 그린(호주)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했고, 18번홀(파5)에서 이뤄진 연장 첫홀에서 파를 기록해 버디를 잡은 야마시타에게 우승을 내줬다.
2017년 17세 아마추어 신분으로 US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눈도장을 찍은 최혜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9승을 거두고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국내 무대를 평정한 뒤 2022년 LPGA 투어에 진출했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이번 대회 전까지 122개 대회에 나섰지만 아직 첫 우승은 터지지 않았다.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 후에는 준우승 2회를 포함해 ‘톱10’에만 28차례 진입했다. 꾸준한 성적 덕분에 통산 상금 584만 4969달러(약 83억 6000만원)를 벌어 들이면서 우승 없는 선수 가운데 상금 1위(전체 77위)라는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기록은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고도 볼 수 있지만, 선수의 우선 가치인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다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될 수도 있다. 최혜진은 이같은 불명예 수식어를 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며 1라운드 최종 4라운드까지 선두를 한 번도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기 때문이다.
1라운드에서 8언더파, 2라운드에서 6언더파,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치며 거의 결점 없는 경기를 펼치던 최혜진은 마지막 날 흔들렸다.
전반 9번홀(파4)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해 추격자들과 격차가 확 좁혀진 최혜진은 10번홀(파5) 보기에 이어 12번홀(파4) 깊은 러프에서 친 2번째 샷이 그린 앞 물에 빠져 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졌다. 최혜진이 달아나지 못한 탓에 한때 5명이 공동 선두를 달리는 혼전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혜진이 2타를 잃고 있는 사이 신인상 랭킹 1위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16번홀까지 무려 7타를 줄이고 해나 그린(호주)도 13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최혜진에 1타 앞선 공동 선두를 달렸다.
최혜진이 14번홀(파4)에서 티샷을 한 뒤 기상 악화로 경기가 한 시간여 중단된 게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쳤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경기를 재개한 최혜진은 16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먼저 경기를 마무리한 야마시타와 공동 선두인 상태로 마지막 18번홀(파5)로 들어선 최혜진은 버디 하나만 잡으면 우승을 확정하는 상황을 맞았지만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야마시타, 그린과 함께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이날 불안했던 최혜진의 드라이버는 연장 첫홀에서도 왼쪽으로 당겨졌다. 기상 악화 때문에 한 시간여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필드로 돌아온 최혜진은 18번홀 페어웨이 왼쪽 10번홀 티잉 구역 쪽으로 2번째 샷을 날렸다. 128m를 남기고 친 3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야마시타와 버디 싸움을 남겨놓은 상황. 야마시타가 먼저 6m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반면 뒤이어 퍼트한 최혜진의 공이 홀을 외면하면서 야마시타의 우승이 확정됐다.
야마시타는 지난 8월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을 제패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면서 지노 티띠꾼(태국)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다승자가 됐다.우승 상금은 45만달러(약 6억 4000만원)다. 이 우승이 야마시타의 신인왕을 굳히는 우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주 전 한국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김세영과 김아림이 공동 4위(17언더파 271타), 윤이나가 단독 11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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