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두기업 엔비디아가 한국 산업 발전사를 조명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 한국에 26만 장의 최신 GPU ‘블랙웰’을 공급한다고 발표한 당일 공개한 영상으로, GPU 물량 투입 이상의 정치·산업적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31일(현지 시각)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Korea’s Next Industrial Revolution(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한국어 내레이션에 영어 자막을 입힌 3분 16초 분량의 이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상은 한국전쟁 직후 흑백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나라”라는 멘트로 시작한다. 이어 철강·전자·반도체·조선·자동차 등 한국 주력 산업의 비약적 성장 과정을 제시하며 “작은 공방에서 대규모 공장까지 세계가 한국을 알게 됐다”고 평가한다. 제일제당 설탕 공장, 금성사(현 LG전자), 선경직물(SK그룹), 현대차 창립 당시 공장, 초기 반도체 생산 시설 등 한국 산업화의 상징적 장면들이 등장한다.
엔비디아는 한국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스타크래프트·피시방·e스포츠 등 1990년대 후반 한국 디지털문화가 엔비디아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영상 속 내레이션은 “한국에서 피시방이라는 새로운 경기장이 탄생했고, 엔비디아 지포스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장비가 됐다”며 “지금의 엔비디아는 지포스와 한국 e스포츠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젠슨 황의 언급을 상기시켰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확산도 주요 메시지다. 영상에는 BTS·블랙핑크,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등장하며 “K팝, K드라마, K스타일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고 평했다.
엔비디아는 한국을 차세대 AI 혁명의 핵심 파트너로 규정했다. 영상은 “엔비디아 GPU로 구동되는 새로운 종류의 AI 팩토리가 등장했다”며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AI 인프라 구축에서도 선도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 현대차, SK, 네이버, LG를 차례로 언급하며 “디지털 트윈·스마트 로봇·스마트 팩토리로 산업에서 AI 혁명으로 나아가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내레이션은 “함께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기적이 계속되는 바로 이곳, 한국에서”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한편, 엔비디아는 APEC을 계기로 한국 정부 및 대기업과 26만 GPU 공급·AI 협력 확대를 공개하며 파트너십을 ‘동맹급’으로 끌어올렸다. 앞서 젠슨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을 함께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상징적 의미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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