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티렉스의 새끼라고? 나노티란누스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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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티렉스의 새끼라고? 나노티란누스의 화려한 부활

시보드 2025-11-02 11:48:01 신고

내용:


[시리즈] 고생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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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나노티란누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임


"작은 폭군"이라는 뜻의 이 공룡은 당시의 관점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류치고는 비교적 작은 덩치라는 점이 눈길을 끌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명명된 후 학계의 많은 연구자들은 나노티란누스속의 존재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왔음


우선 나노티란누스는 화석 자료가 불분명하고 티라노사우루스류들은 원래 성장에 따라 체형이 크게 변하는데다가 이후에 발굴된 확실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아성체들과의 화석들과도 거의 차이가 없었기 때문임


그로 인해 나노티란누스는 단순 티라노사우루스의 아성체에 불과하다는 설이 오랜 시간동안 주류 가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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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태에서 나노티란누스 지지파의 마지막 희망은 2006년 몬태나에서 트리케라톱스와 티라노사우루스류 수각류가 싸우던 형태로 발굴된 일명 Bloody Mary 혹은 Dueling Dinosaurs 화석의 연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었는데, 하필이면 이 화석은 사유지에서 발견되었기에 민간 경매에 팔려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


다행히도 2020년 해당 화석이 노스캐롤라이나 자연사박물관에 합법적으로 기증되면서 늦게나마 연구가 가능해졌고 마침내 10월 30일 어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결국 나노티란누스가 유효한 속이라는 결론이 나왔음


이제 함께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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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들이 몸길이 약 5~6m, 몸무게 약 700kg으로 추정되는 Dualing Dinosaur의 두 화석 표본을 분석한 결과 골성숙도가 완전하여 최소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성체라는 점이 밝혀졌으며, 이는 기존의 주장이었던 단순 아성체 티렉스일 것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함


나노티란누스는 이전에 추측하던 것처럼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훨씬 가볍고 날씬했고, 다리가 길며 속도에 치중한 체형이었음. 턱 구조도 물어뜯기보단 베어내기에 용이한 형태였기에 완전히 다른 사냥 방식을 가졌을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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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티란누스는 이빨 갯수도 달랐음. 나노티란누스 두개골의 이빨 구멍을 분석해보니 위턱에 17~18개, 아래턱에 19개를 지니고 있었고 이는 위턱에 12개, 아래턱에 14개인 티라노사우루스와 비교됨


이 차이는 예전에도 거론되곤 했으나 과거 토마스 카(Thomas Carr)는 악어처럼 수각류의 이빨 구멍도 성장에 따라 갯수가 변할 수 있어 명백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 말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논문의 저자 제임스 G. 나폴리는 치아가 과도하게 자라면서 침식되어 주둥이 끝의 이빨 자리가 파괴될 수는 있으나 이빨 구멍은 자라면서 변하지 않는다며 반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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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노티란누스는 훨씬 작은 몸집을 가졌음에도 티렉스와 거의 비슷한 길이의 앞다리를 지니고 있었음


나노티란누스는 상완골이 길고 손가락이 길쭉하며, 근육 부착 흔적이 뚜렷하고 티라노사우루스에게는 안 보이던 세 번째 손가락 흔적도 더욱 온전하게 남아있다고 함. 나노티란누스는 팔을 실제 사냥에 활용했을지도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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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Dualing Dinosaur 화석은 이전에 발견되었던 비교적 온전한 나노티란누스 화석인 Jane과 형태적으로도 많이 달랐기에 기존의 나노티란누스 화석들과는 별개의 종으로 보여 나노티란누스 란켄시스(Nanotyrannus lancensis)라는 명칭으로 새로이 모식종으로 등록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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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진화사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나노티란누스는 기존의 지배적인 추측과는 달리 티라노사우루스과(Tyrannosauridae)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상과에 위치한 모로스와 근연종으로 추정되거나, 혹은 드립토사우루스, 애팔래치오사우루스 등의 북미 동부에 서식했던 에우티라노사우루스류(Eutyrannosauria) 계통에서 분지한 수각류로 판단된다고 함


논문에서는 다른 특징이 많아 추가적으로 나노티란누스과(Nanotyrannidae)를 따로 분리하기까지 했음


당시 북아메리카는 서부 내해가 사이에 흘러 동서로 분리된 상태였는데, 즉 나노티란누스는 동쪽 애팔래치아(Appalachia) 대륙에서 진화하다가 서쪽의 라라미디아(Laramidia) 대륙으로 넘어온 케이스라는 것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오직 라라미디아에서만 서식하였는데 나노티란누스는 어쩌다 넘어왔을지가 무척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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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번 연구로 인해 한 가지 흥미로워질 쟁점이 있는데, 바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곡선임


보통 티라노사우루스류 수각류가 급격히 덩치가 거대해지는 가파른 성장 곡선을 가지고 있긴 하나, 티라노사우루스는 타르보사우루스, 다스플레토사우루스 같은 여타 근연종에 비해서도 유독 혼자서 성장 곡선이 가팔랐는데, 아마 티라노사우루스의 아성체 화석과 나노티란누스의 화석이 섞여 표본 오염이 되었을 가능성이 커 보임


과연 현재의 티라노사우루스 성장 곡선 모델도 수정될지 한번 기다려 보는 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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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연구 공개로 인해 자신이 출간한 티라노사우루스 서적을 버리는 퍼포먼스를 올린 고생물학자 마크 위튼)


고생물학계의 슈퍼스타인 티라노사우루스와 관련된 엄청난 연구 결과라 당연하게도 반응이 매우 뜨거운 상태임. 토마스 카, 토마스 홀츠 등의 나노티란누스에 부정적이던 학자들 역시 이번 연구 내용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걸 보니 아마 나노티란누스속은 유효할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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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존재 여부를 시험받다가 드디어 존재가 인정받게 된 나노티란누스, 독특하고 멋진 공룡이다!



논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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