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중심도시 구상으로 태동…5·18 최후항쟁지 지하에 조성
'창·제작 플랫폼' 자리매김…운영 주체 이원화 등 우여곡절도
[※ 편집자 주 = 2015년 11월 광주 옛 전남도청 부지에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관 10주년을 맞습니다. '아시아 문화교류의 허브'를 목표로 세워진 ACC는 국내외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운영 주체·인력·예산 등 현실적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ACC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비전을 조명하는 기사 2편을 송고합니다.]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5일로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2002년 노무현 정부의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광주' 구상에서 출발한 ACC는 2006년 제정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토대로 태동했다.
지하 건축물 설계 논란 등을 거쳐 총사업비 7천억원을 들여 지어진 ACC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시설로 기획돼 2015년 11월 문을 열었다.
문화창조원,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교류원, 아시아예술극장 등 5개 원을 중심으로 전시, 공연뿐 아니라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연구·교육·창작·제작 활동이 어우러지는 '창·제작의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ACC의 정체성은 대지면적 10만5천㎡ 규모 옛 전남도청 일대에 지어진 건축 방식에서도 엿볼 수 있다.
5·18 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보존하면서 주요 시설은 지하 25ｍ에 배치됐다.
건물 상층부인 지상 공간에는 하늘마당과 잔디광장이 마련돼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도심 속 공원' 역할을 하고 있다.
개관 이래 누적 방문객은 지난 10월 기준 2천152만 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100만명대였던 방문객은 지난해 320만명까지 늘었다.
지난 8월에는 45만 명이 방문해 월간 방문객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10년 동안 선보인 전시·공연·교육 프로그램 등 성과가 누적된 결과라고 ACC는 분석했다.
국내외 예술가들을 가리지 않고 2천160여건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했는데, 이 가운데 80％는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채울 만큼 창·제작 중심지로 자리잡았다고 자평했다.
ACC의 대표적인 융복합 전시 '디어 바바뇨냐'와 '이음지음'에는 각각 20만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사유정원', '몰입미감', '피카소 도예전' 등 완성도 높은 전시·공연을 선보였다.
아시아예술극장에서는 전통 판소리와 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창제작 공연 '드라곤 킹', '두 개의 눈', '시리렁 시리렁'을 잇따라 선보이며 ACC 공연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린이문화원은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고, 문화정보원은 아시아 각국의 공예품과 구술 아카이브를 수집·보존하며 '아시아 문화 데이터 허브'로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일조했다.
그러나 그동안 성과만큼이나 한계도 뚜렷했다.
ACC는 개관 초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기관으로 출범했지만, 실질적 운영은 별도 법인인 아시아문화원이 맡으면서 '이원화 체제'에서 빚어진 운영 주체 갈등이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시설 관리, 예산 집행, 인사권이 분리되면서 운영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관 7년 만인 2022년에서야 두 기관을 통합한 '통합전당' 체제가 완성됐지만, 이 과정에서는 인력과 조직 기능이 축소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현재 7개 부서에서 근무하는 450여명으로는 콘텐츠 제작과 행정 업무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벅차다는 내부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에 과도하게 의존, 자체 콘텐츠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김상욱 ACC 전당장은 2일 "지난 10년은 ACC가 광주라는 도시의 역사와 아시아의 문화를 연결하는 기반을 다진 시간이었다"며 "성과는 살리고 한계는 해소하며 세계 속 아시아 예술의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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