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PLA)의 군 현대화는 이제 세 번째이자 가장 야심 찬 단계인 '지능화(Intelligentization)' 단계에 돌입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로봇 공학 및 자율 시스템(UXS)을 전면적으로 통합해 미래 전쟁터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중국이 합동 훈련과 상륙 작전 훈련에서 '무장 로봇개(Q-UGV)'와 '1인칭 시점(FPV) 드론'을 대규모로 시연한 것은, 이 지능화 교리가 잠재적인 대만 침공이라는 작전 목표에 맞춰 설계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아래 유튜브 화면 참조)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침공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성공 요소는 바로 기습(Surprise)과 기만(Deception)이다. 상륙 작전의 성공은 방어군을 압도하는 충격 효과에 달려 있으며 , AI는 이 충격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DeepSeek 같은 자체 개발 AI 시스템은 48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10,000가지의 전장 시나리오를 평가해 최적의 군사 계획을 수립하는 역량을 제공하며 , 이는 방어군이 예측하기 어려운 기만 전략을 초고속으로 도출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대만 상륙 작전 돌격의 최전선
소모성 로봇 개 대량 투입 전략
교두보 확보 위한 '일회용' 자산
중국 인민해방군 훈련서 로봇 개가 수행하는 역할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상륙 작전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교리적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 '금룡(Golden Dragon) 2024' 합동 훈련 등에서 QBZ-95 돌격 소총이 장착된 4족 보행 로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들은 보병 부대를 선도해 모의 건물에 진입하는 훈련을 수행하며, 도시 근접 전투(CQC)에서 인간 병력을 대체해 정찰, 적 식별 및 목표 타격을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측은 이를 "도시 전투 작전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묘사하며, 인간 병력이 가장 취약한 순간에 엄호 사격을 제공함으로써 전장 인식과 살상력을 높이는 핵심 전술 단위로 통합하고 있다.
로봇 개는 상륙 작전의 가장 위험한 단계인 해안 돌파 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무장 로봇 개는 폭발물 탑재체를 장착해 해안 장애물 개척을 위한 '일회용' 자폭 로봇으로 활용 가능하다. 상륙 병력이 배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는 취약한 시기에 , 이 로봇들은 먼저 해변에 상륙해 지뢰 지대나 철조망 같은 대만군의 대접근/지역 거부 장애물을 인명 손실 없이 폭파 및 제거함으로써 교두보 확보 경로를 개척한다. 이는 비인간화된 충격 무기를 활용해 가장 위험한 임무를 달성하려는 시도다.
이 훈련에 사용된 무장 로봇 개는 민간용 애플리케이션을 강조해 온 Unitree와 같은 군-민 융합(MCF) 기업의 제품이다. Unitree 로봇은 한 대당 3,000달러(약 429만원) 미만의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 , 대당 75,000달러(약 1억730만원)에 달하는 서방의 로봇에 비해 압도적인 가성비가 있다. 이렇게 낮은 단가는 중국 인민해방군에게 중요한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들을 전통적인 고가치 무기와 달리 대규모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소모성(attritable)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 침공 시 "수만 대의 로봇개를 투입해 방어군을 국지적으로 압도하는" 전략적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한다.
공중-지상 통합 작전 및 AI 군집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인 시스템 활용은 지상 로봇에 국한되지 않고, 공중-지상 통합 작전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 훈련에는 소형 전술 드론이 지상군에게 항공정보를 제공하고 표적 데이터를 중계하는 모습이 포함됐다. AI를 드론에 통합하여 자율적인 목표 인식, 추적, 그리고 최소한의 인간 개입으로 대형을 유지하며 비행하는 군집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드론 군집을 통해 대만군의 방어 역량에 '저고도, 저속, 소형' 위협(LSS)을 가하려는 의도다.
또 고성능 무장 로봇 개인 RoboWolf는 최대 30대의 다른 로봇 또는 장치와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연합 작전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RoboWolf는 드론과의 공중-지상 협력 작전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기술적 취약점과 역설적인 '소모성 미끼' 전략
이런 무인 시스템의 급속한 전력화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성숙도와 운용상의 취약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무인 시스템의 가장 심각한 취약점은 전자전(EW) 환경에서의 극심한 민감도다. 1인칭 시점(FPV) 드론을 포함한 무인 시스템은 무선 주파수 통신에 의존하므로, 적의 잼밍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잼밍으로 인해 드론 출격의 약 30%가 실패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으며 , 구릉 지형이나 장애물은 통신 신호를 쉽게 방해한다.
또 독립적인 전문가들은 로봇 개나 드론 군집과 같은 첨단 AI 무기 시스템이 아직 시제품(Prototypes)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 진흙과 같은 복잡한 지형에서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고장이 발생해 전선에서 보병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평가받고 있다.
증국 인민해방군은 이런 기술적 취약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장 로봇개와 드론을 대규모 훈련에 투입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무인 시스템을 소모성 미끼(expendable decoys)로서 활용해 대만군과 미군의 고가치 방어 시스템(예: 대공 미사일)의 탐지 및 요격 역량을 소모시키고, 전자전 환경에서의 방어 능력을 시험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무장 로봇개 훈련은
미 의회서 심각한 우려 표명
국방부에 보고서 제출 요구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장 로봇 개 시연은 미국 의회에 심각한 우려를 야기했으며, 국방부에 잠재적 위협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정책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 국방부는 수천 대의 저가형 드론을 대량 생산하는 'Replicator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으나, 기술적 결함, 시스템 통합 난제, 느린 조달 속도로 인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만 역시 중국의 하이브리드 공격과 무인 시스템 위협에 대응하여 비대칭 방어 전략을 재편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참고해 무인 시스템 전력을 창설할 계획이다. 대만은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중국이 동시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인지전 전술, 대중 여론 조작에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장 로봇 개 전력화는 치명적 자율 무기 시스템(LAWS)에 대한 국제적 규범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중국이 무장 로봇을 훈련에 명시적으로 도입하는 행동은 국제적 논의가 진전되기 전에 AI 군비 경쟁에서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을 선점하려는 계산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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