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공기로 가을이 성큼 다가온 1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캠핑장에는 도심에서 벗어나 색다른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들였다.
‘2025 DMZ OPEN 평화마라톤 대회’의 하나로 이날부터 2일까지 열리는 ‘2025 DMZ OPEN 평화레이스 장애물 경기’ 첫날에는 아빠와 아들, 40년 지기 친구들, 1년 차 신혼부부, 홀로 기록에 도전하는 청년까지 각자의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대회를 즐겼다.
이번 대회는 1.2km, 15개 코스를 마련해 기록없이 그룹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도우며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 40년 지기 초교 동창들 “중년의 힘을 보여주마”
김응칠, 이영하, 김주용, 정윤석, 송진석씨(57)는 서울 우신초등학교 동창으로 4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대회는 해병대 출신이자 가장 운동을 즐기는 이영하씨가 제안했고, 친구들은 바쁜 일상이지만 시간을 내어 오랜만에 파주에서 뭉치게 됐다.
이영하씨는 “친구들이 반백살이 넘어가는 나이이다 보니 운동이 부족한 것 같아서 운동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친구들에게 제안했다”며 “바쁜 일상이지만 모두들 흔쾌히 동의해 이렇게 모이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한 명도 다치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며 “군대를 모두 다녀왔으니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회 참가 전에 각오를 밝혔다.
5명의 친구들은 출발 15분 뒤에 결승선에 도착, 서로 손을 마주 잡고 환호성을 크게 지르며 완주의 기쁨을 표현했다.
코스를 완주한 뒤 송진석씨는 “이제 완주도 했으니, 맛있는 것 먹으러 가야죠”라고 말하며 완주 소감을 전했다.
■ 첫 번째 완주자는 예비 특전부사관, 자신과의 싸움으로 기록 단축
이번 대회에서 1조, 첫번째로 코스를 완주한 이정우씨(19)는 이달 말 입대를 앞둔 예비 특전부사관이다.
특전부사관을 꿈꾸는 만큼 이정우씨는 다른 참가자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정우씨는 “고등학교 1학년인 2년 전부터 DMZ 평화마라톤에 참가해왔다”며 “올해 장애물 경기가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그가 스스로 측정한 기록은 6분44초, 다른 참가자들이 15분에서 20분이 걸리는 것을 비교하면 매우 빠른 기록이다.
한 번의 완주를 마친 그는 주최 측의 양해를 얻어 재차 도전해 자신의 기록인 6분44초에 도전, 두 번째는 5분44초로 기록을 갱신했다.
그는 “비경쟁 대회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1등을 하지 않으면 찝찝한 성격이라 최선을 다해 대회에 참가했다”며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아서 미리 체력을 테스트 해보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숨을 고르면서 대답했다.
■ 하나둘, 하나둘 호흡 맞춰 완주한 아빠와 아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참가자는 아빠 조현성씨와 그의 아들 조지훈군이다.
최연소 참가자인 조지훈 군은 경기에 참가하는 도중에 넘어지고 코스에 떨어지는 등 난관이 있었지만 끝까지 완주 해냈다.
아빠는 옆에서 아들을 응원하며 수시로 그의 도전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고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참가자와 진행요원들 역시 그들에게 응원을 아까지 않았다.
조현성씨는 “평소에도 아들과 함께 자전거와 달리기 등 같이 운동을 많이 하는데 이런 대회는 처음”이라며 “처음에는 아이에게 벅차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응원해줘서 어렵지 않게 함께 완주했다”고 말했다.
아들 조지훈 군 역시 “마지막 코스인 철봉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평소에 아빠와 운동을 많이해서 어렵지는 않았다”며 “아빠와 함께 대회에 참가해서 재밌고 좋았다”며 웃음 지었다.
무사히 코스를 완주 두 사람은 인근에 위치한 3땅굴과 전망대를 구경하겠다며 부자간의 데이트를 이어가기 위해 경기장을 떠났다.
■ 신혼의 달달함이 느껴지는 사랑의 장애물 경기
이번 대회에는 가족과 친구들도 많았지만 부부와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그 가운데 결승선까지 서로의 발걸음을 맞춰가며 대회를 즐긴 이정현(32), 최지은(30)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은 지 7개월 차인 신혼부부다.
최지은씨는 “오빠는 쉽게 코스를 통과했는데 저는 어려웠다”며 “진행요원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즐기면서 완주할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남편은 거미줄 통과하기, 아내는 나무타기 코스가 어려웠지만 두 사람 모두 평소에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최정현씨는 “평소에도 같이 마라톤이나 액티비티를 함께 즐기는데 장애물 경기가 재미있게 보여서 신청하게 됐다”며 “내일도 둘이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올해는 장애물 경기로 이색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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