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조명우(서울시청)를 꺾은 에디 멕스(벨기에)가 마침내 2인자의 설움을 털어냈다.
멕스는 최근 세계캐롬연맹(UMB)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2015년 이후 10년여 만에 1위에 올라섰다.
최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제77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멕스는 랭킹점수 389점으로 종전 1위였던 조명우(377점)와 2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344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멕스는 지난 10월에 열린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종전 1위였던 조명우를 21이닝 만에 50:47로 꺾으면서 조명우의 결승행을 막아섰다.
결승에서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에게 47:50(32이닝)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지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10년 만에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멕스의 종전 세계랭킹은 3위. 올해 6월 '앙카라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우승하고, 지난해 '샤름 엘 셰이크 당구월드컵' 준우승, 올해 보고타와 포르투 당구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던 멕스는 세계선수권 준우승으로 랭킹점수 81점을 획득하면서 사상 두 번째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다.
멕스, 2015년 1월 '세계 1위' 이후 10년 만에 정상 탈환
과거 2015년 1월에 멕스는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다. 당시 세계선수권을 우승했던 한국의 최성원(휴온스)을 불과 4점 차로 따돌리고 단독 1위에 올랐다.
종전 1위였던 '3쿠션 사대천왕'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2위 '당구 황제'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 3위 최성원 등을 제치고 4위에서 1위로 껑충 뛰었다.
1968년생으로 57세인 멕스는 90년대부터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97년에 처음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을 차지해 정상에 올라선 멕스는 2006년과 2012년에 두 차례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며 세계챔피언을 지냈다.
3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하며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총 14번을 우승했고 준우승 2회, 4강 14회 등 30차례 입상했다.
그러나 3쿠션 세계 무대에서 블롬달과 야스퍼스, 쿠드롱 등 사대천왕의 기세가 등등했기 때문에 멕스는 2인자 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을 필두로 아시아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2010년대 이후에는 한국, 베트남 선수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멕스의 입지는 더 좁혀졌다.
2015년 당시에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던 멕스는 3개월 뒤 최성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 오랜 시간 다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블롬달과 1위를 놓고 경쟁했지만 2위에 머물렀고, 2017년에는 세계랭킹 11위까지 떨어지는 슬럼프를 한 차례 겪었다.
그러다가 그해 연말에 이집트 후르가다 당구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왔던 멕스는 쿠드롱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2019년에는 야스퍼스의 독주에 발목을 잡히면서 세계랭킹 2위에 머무르는 등 계속 사대천왕의 벽에 부딪히며 오랫동안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코로나 이후 세계대회가 재개된 뒤 2022년에 세계랭킹 10위까지 내려가 슬럼프를 겪었던 멕스는 5, 6위권으로 다시 올라왔으나, 한국의 조명우와 베트남의 쩐뀌엣찌엔이 톱랭커 반열에 합류하면서 경쟁이 더 힘겨워져 2024년에는 한동안 9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가 하반기에 4위로 올라온 멕스는 올해도 야스퍼스를 비롯해 한국과 베트남 선수에게 밀려 4, 5위를 전전하다가 6월에 열린 포르투 당구월드컵 우승을 계기로 조명우와 야스퍼스에 이어 3위에 올라왔다.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하며 마침내 오랜 시간 발목을 잡아 온 벽을 넘어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UMB 3쿠션 세계랭킹 '2위 조명우 3위 야스퍼스 4위 호른 5위 쩐뀌엣찌엔'
멕스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조명우는 377점이 되면서 2위로 내려왔고, 3위는 344점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4위는 직전 앤트워프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과 세계선수권 8강 등 성적을 올린 마틴 호른(독일·321점)이 자리했다.
5위는 쩐뀌엣찌엔(베트남·317점), 6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296점), 7위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290점), 8위 사미흐 시덤(이집트·268점), 9위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259점), 10위 제레미 뷔리(프랑스·227점) 순이다.
한국은 허정한(경남)이 216점으로 11위에 올랐고, 김행직(전남-진도군청)이 190점을 확보해 13위를 차지했다. 차명종(인천체육회)은 108점으로 27위, 황봉주(87점) 35위, 이범열(75점), 서창훈(이상 시흥체육회·58점) 54위, 강자인(충남체육회·54점) 58위, 손준혁(부천체육회·49점) 65위 순이다.
베트남은 쩐타인룩(205점)이 12위로 쩐뀌엣찌엔에 이어 가장 높고, 바오프엉빈(176점)이 17위, 타이홍찌엠(136점) 25위, 응우옌쩐타인뚜(97점) 32위, 다오반리(67위) 43위 등 순위에 올라 있다.
UMB가 3쿠션 당구월드컵 시드에 적용하는 'UMB 이벤트랭킹'에서는 여전히 야스퍼스가 394점으로 1위를 고수했고, 2위 조명우(322점), 멕스는 320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UMB 이벤트랭킹은 3쿠션 당구월드컵 최근 11개 대회 성적을 합산해 랭킹에 반영, 13위까지 선수는 각 대회 본선 직행 시드와 항공권, 숙박 등 혜택이 지원된다.
멕스가 1위를 탈환한 세계랭킹은 오는 3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광주 세계3쿠션당구월드컵'에서 한 번 더 순위가 바뀔 전망이다.
한편, 광주 당구월드컵은 3일부터 9일까지 광주광역시 빛고을체육관에서 개최되며, 멕스와 조명우, 야스퍼스, 쿠드롱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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