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이 1일 경주에서 ‘경주 선언’을 채택하며 글로벌 불확실성 속 경제 협력의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정상들은 올해 의제인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을 토대로 개방적 무역·투자, 디지털 전환, 포용적 성장을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무역·투자 문안 조율 과정에서 견해차가 있었으나, “개방성과 연대가 지역 번영의 기반”이라는 공감대가 성립하면서 최종 합의가 도출됐다.
정상들은 공급망 안정과 신뢰 기반 투자의 중요성을 명시하며 “다자 경제 질서 복원에 아태 지역이 주도적으로 역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K컬처, 첫 정상문서 반영…“문화가 성장엔진”
경주 선언에는 APEC 정상문서 최초로 문화창조산업이 전략적 협력 분야로 명기됐다. K컬처 성장세가 외교·경제 전략의 주요 축으로 공인된 셈이다.
대통령실은 “콘텐츠 산업은 창의 인재 양성, 혁신 생태계 조성,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분야”라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글로벌 문화 협력과 산업 고도화를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문화 정책과 국제 협력 채널을 연계해 시장 확장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중 동시 서명한 첫 AI 합의…기술 거버넌스 전환점
정상들은 ‘APEC AI 이니셔티브’를 채택해 AI 기반 경제활력 제고, 산업·사회 역량 강화, 민간 투자 확대를 공동 원칙으로 제시했다.
특히 미·중이 모두 서명한 첫 AI 정상 합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협력형 기술 질서를 모색한 사례로 평가된다.
문서에는 한국이 제안한 ‘AI 기본사회’ 구상과 ‘아시아·태평양 AI 센터’ 추진 방향도 반영돼 국제 AI 표준과 산업 전략에서 가교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전례 없는 인구 공동 프레임워크…저출생·고령화 공동 대응
회원국들은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를 채택해 저출생·고령화 대응 협력을 제도화했다.
정상들은 회복력 있는 사회·복지 시스템 구축, 인적자원 개발체계 현대화, 기술 기반 돌봄·보건 고도화, 경제 참여 기회 확대에 공감했다.
한국은 내년 ‘APEC 인구정책포럼’을 주도해 노동시장·복지 구조 개편 논의를 심화할 계획이다.
◇공급망·기술·인구·문화까지…경주에서 열린 ‘포용·혁신의 아태 구도’
이번 선언은 무역·기술·인구·문화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역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에 공급망 안정, AI 혁신, 인재 전략, 문화 성장축 등 복합 아젠다를 결합한 첫 공동 선언으로 평가된다.
정상들은 “아시아태평양이 연결성과 회복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규범 형성에 주도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경주에서 제시된 이번 로드맵이 “분절된 세계경제의 교차점에서 아태 지역의 전략적 좌표를 새롭게 정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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