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류의 '이쑤시개 홈', 도구 사용 흔적 아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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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류의 '이쑤시개 홈', 도구 사용 흔적 아닐 수도

데일리 포스트 2025-11-01 11:22: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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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 어금니 화석. 연구팀은 과거 연구에서 보고된 치아 표면의 홈 형태를 최신 분석으로 재검토했다.ⓒ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owaczewska et al., 2021
네안데르탈인 어금니 화석. 연구팀은 과거 연구에서 보고된 치아 표면의 홈 형태를 최신 분석으로 재검토했다.ⓒ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owaczewska et al., 2021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고대 인류가 막대기를 이용해 치아를 청소하거나 잇몸 통증을 완화했다는 기존 해석이 수정될 전망이다.

호주 모내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연구팀은 영장류 27종 531개체의 치아를 분석한 결과, 이른바 '이쑤시개 홈(toothpick grooves)'이라 불린 흔적이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야생 영장류에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202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2025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2025

◆ 도구 사용의 증거?…다시 제기된 의문

오랫동안 고고학계에서는 치아 목 부근의 길쭉한 홈을 '도구 사용의 흔적'으로 해석해 왔다. 인류가 나무막대나 섬유질 도구를 이용해 치간을 청소하거나 잇몸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는 그 오래된 통설에 의문을 던진다.

연구팀이 진행한 대규모 비교 분석 결과, 약 4%의 영장류 표본에서 비충치성 치경부 병변(NCCL, non-carious cervical lesions)이 확인됐다. 특히 일부 병변은 고대 인류 화석에서 관찰된 '이쑤시개 홈'과 형태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

오랑우탄 어금니의 3D 모델 시뮬레이션. 치아 뿌리 부위(★)의 홈이 도구 사용 없이도 자연적인 마모로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2025
오랑우탄 어금니의 3D 모델 시뮬레이션. 치아 뿌리 부위(★)의 홈이 도구 사용 없이도 자연적인 마모로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2025

연구팀은 또한 현대 인류의 치과 진료에서 자주 발견되는 '아브프랙션(abfraction)' 형태의 V자형 병변은 어떤 영장류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이언 타울(Ian Towle) 박사는 "이쑤시개 홈은 반드시 도구 사용의 결과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고대 인류가 의도적으로 남긴 흔적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친 자연적 마모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반복적 마찰·식습관이 남긴 세월의 흔적

연구팀은 홈의 형성을 설명할 여러 환경적 요인을 제시했다. 질긴 식단, 음식물에 섞인 미세 입자, 그리고 반복적인 저작 마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야생 영장류는 모래나 작은 돌입자가 섞인 먹이를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가 서서히 닳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 인류 치아에서 관찰되는 '아브프랙션(abfraction)' 병변의 형태.V자형·U자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주로 강한 저작력과 식습관의 복합 작용으로 발생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media Commons
현대 인류 치아에서 관찰되는 '아브프랙션(abfraction)' 병변의 형태.V자형·U자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주로 강한 저작력과 식습관의 복합 작용으로 발생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media Commons

타울 박사는 "이쑤시개 홈이라는 이름은 마치 인류가 도구를 사용해 만든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자연스러운 마모 과정의 산물일 수도 있다"며 "고대 인류의 행동을 해석할 때 문화적 요인뿐 아니라 생물학적·환경적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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