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이름일까?…붕어빵싸만코의 숨은 이야기[1등의맛]

“K푸드 어벤저스가 모였다.”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탑티어 회사들이 직접 K푸드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매번 먹는 거라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우리 식품의 깊고 진한 맛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치(대상)-만두(CJ제일제당)-유산균(hy)-빵(SPC그룹)-제과(롯데웰푸드)-아이스크림(빙그레)-맥주(OB맥주)-두부(풀무원) 등 각 분야의 1등 회사가 이름을 내걸고 매주 토요일 [1등의맛]을 배달합니다. <편집자주> (30)

[빙그레 냉동연구1팀 이충민 팀장] ‘이름 따라간다’라는 말이 있듯 좋은 브랜드는 좋은 이름에서 시작한다. 효과적인 브랜드 네이밍은 한 번의 노출로도 소비자가 더 쉽게 기억하고 친숙하게 느끼도록 한다. 결국 ‘이름을 잘 짓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와 직결된 중요한 과정이기에 여러 식품 기업들은 맛뿐만 아니라 제품명을 정하는 데에도 신중을 기한다.

편의점, 아이스크림 할인점 냉동고 앞에서 우리는 다양한 아이스크림 ‘이름’을 마주하게 된다. 아이스크림의 제품명은 소비자가 포장지를 뜯어 한입을 먹기 전까지 그 맛을 상상하고 기대하게 만든다. 어떤 이름은 아이스크림의 모양을, 어떤 이름은 아이스크림의 맛을, 또 어떤 이름은 아이스크림의 콘셉트를 담고 있다. 오늘은 찬바람 부는 계절에 더욱 손이 가는 빙그레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의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와 그 이름값을 하기 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보고자 한다.

빙그레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인 ‘붕어싸만코’는 겨울 간식의 대표주자인 붕어빵을 여름에도 즐길 수 있게 하자라는 발상에서 출발해 1991년에 출시된 제품이다. 붕어싸만코라는 제품명은 붕어와 싸만코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붕어는 제품의 독특한 붕어 모양에서 비롯됐고 싸만코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제품의 외관이 과자가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는 구성을 연상시키면서 대표적 서민 간식이던 붕어빵의 ‘싸고 많은’ 특징을 어감 있게 살려 ‘싸만코’라 부르게 됐다. 이렇게 붕어빵에서 이름의 영감을 얻기는 했으나, 붕어싸만코는 여러 면에서 붕어빵과는 제법 다르다.

우선, 붕어싸만코의 외관은 붕어빵에 비해 매우 정교하다. 대개의 붕어빵은 꼬리지느러미가 뭉툭한 사다리꼴 모양으로 돼있지만, 붕어싸만코의 꼬리지느러미는 양 갈래로 우아하게 뻗어 있어 아름다운 금붕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일반적인 모나카나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좌우 대칭으로 동일한 모양의 과자를 위아래로 붙여 만들지만, 붕어싸만코는 실제 붕어의 모양과 유사하게 구현하기 위해 상하의 모양이 다른 과자를 사용한다. (어류 금붕어의 등과 배를 보면 대칭 모양이 아니지 않은가!) 붕어싸만코라는 이름에 걸맞기 위해 품이 더 들지만 최선을 다한 선택은 제조 공정에서도 드러난다.

붕어빵은 반죽이 구워지면서 붕어 모양이 만들어진다면, 붕어싸만코는 정교한 모양으로 구워낸 붕어 모양의 모나카 과자를 제 위치에 두는 것에서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그 후 팥 시럽을 충전하고 아이스크림을 담게 되는데, 붕어빵의 반죽처럼 묽게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아예 붕어 모양으로 잘라 팥 시럽 위에 살며시 올려낸다. 아이스크림을 흘려 채우는 방식으로는 우아하게 살려낸 붕어의 꼬리지느러미 쪽에 아이스크림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붕어 모양의 모나카 과자를 하나 더 얹어주고 가볍게 눌러 고정해 주면 완성이다.

이름은 단순한 표기가 아니라 제품의 정체성을 함축하는 메시지다. 그러나 그 메시지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마치 백조가 물속에서 보이지 않게 열심히 발길질을 하듯, ‘쉬운’ 이름 뒤에는 ‘어려운’ 연구와 개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붕어싸만코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붕어빵이 생각날 때면 함께 생각나는, 여름에도 즐길 수 있는 시원한 붕어빵 모양의 붕어싸만코! 붕어싸만코는 모나카샌드 형태의 아이스크림 판매1위 브랜드일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은 여름 디저트란 인식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됐다. 차별화된 정체성으로 오랜 시간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붕어싸만코, 우리 집이 붕세권이 아니라면 올겨울에는 시원한 붕어싸만코를 더욱 달콤하게 즐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