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4개월 동안 세 차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서울 주택시장과 전‧월세 시장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31일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6월 3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0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2% 올랐고, 반면 지방은 0.23% 하락해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자치구별로 성동구는 같은 기간 8.05% 상승했고, 광진구는 6.47%, 송파구는 6.31%로 뒤를 이었다. 마포구는 5.47% 상승, 양천구는 4.99%, 용산구는 4.21% 오르며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가 8.4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과천이 6.56%, 광명도 3.68% 상승하며 수도권 핵심지역의 불장이 지속되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주만 놓고 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23%에 그치면서 최근 역대 최고 수준인 전주의 0.5%보다는 오름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자치구들도 상승폭이 경기 대비 작아지는 흐름이다.
단지별 거래 사례에서도 집값이 이미 신고가를 경신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걸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14일 3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인 8월분 25억3천만원보다 약 4억7천만원 오른 금액이다.
정부의 첫 대책 발표가 나온 6월 이후 성사된 거래가 7월 약 22억원이었음을 고려한다면 3개월 만에 8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더욱이 2023년 6월 당시에는 해당 면적이 약 13억원에 거래된 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가격이 약 두 배가 넘게 뛰었다.
15억 이하 단지부터 다시 꿈틀댈 수도
광진구 광장동 ‘극동2’ 전용 84㎡ 역시 지난 15일 27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6월 최고가 거래인 22억원보다 약 5억원 오른 가격이다.
이에 대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책을 내놨지만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니라 단지 눈에 보이지 않게 웅크리고 있는 것뿐"이라며 "지금은 시장이 안정됐다고 볼 수 없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급 대책을 발표했으나 이것은 미래 지향적인 것이지 현재 눌려 있는 수요를 즉각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며 "규제가 풀리는 순간 시장 반발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세 번의 대책이 쏟아지면서 이미 시장이 왜곡됐다"라며 "원래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한강벨트 → 서울 외곽 → 수도권 → 지방으로 퍼져야 하건만, 규제로 인해 확산 경로가 중간에서 끊긴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10·15 대책’이 내년 초 은행 대출이 재가동되면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15억원 이하 단지부터 서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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