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전설 박지성이 현재 대표팀 상황과 더불어 한국 축구의 현주소에 대한 여러 진심을 이야기했다.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WI 컨벤션 1층 W홀에서 14회 JS 파운데이션 재능 학생 후원금 전달식 ‘따듯한 사랑의 나눔’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박지성 이사장을 비롯해 차범근 전 감독, 설기현, 이근호, 박주호, 박태환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본 행사는 JS 파운데이션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재능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는 후원 사업이다. 2012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 총 302명의 꿈나무를 선발했다. 올해는 총 23명의 꿈나무에게 사랑의 나눔이 실천됐다.
행사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박지성은 한국 축구에 대한 진심 어린 직언을 남겼다. 최근 한국 축구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 대표팀의 저조한 경기력 등 여러 홍역을 치르고 있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논란들이 시기를 가지고 하나씩 터진 게 아닌 삽시간에 몰려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축구팬들의 의심 섞인 시선은 해결될 기미 없이 그 고름만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팬들의 부정 여론은 최근 A매치 관중 수 급감으로 표출됐다.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전 경기장을 찾은 공식 관중은 22,026명에 불과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약 66,000석인데 이날 관중석 44,000석가량이 비워진 채 경기가 진행됐다. 게다가 직전 10일 브라질전 공식 관중수가 63,237명인 점을 고려하면 급락 수치가 더욱 적나라하게 대비됐다. 파라과이전 흥행 실패에 대해 한 협회 관계자는 “축구협회와 대표팀의 이미지 등 우리가 예상할 수 있었던 요인만으로 이렇게 급격한 감소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다른 어떤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라며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박지성은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에 등을 돌린 이유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상당히 좋은 관중 수를 보여주고 거의 매 경기 만석이 되는 상황이었다. 특별히 월드컵 같은 요소를 통하지 않고 그런 관중을 모았다는 거는 너무나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어 나가지 못하며 이런 관중 감소를 보여주는 거에 있어서 우려된다”라고 운을 띄었다.
이어 “그만큼 단지 경기력의 문제인가 아니면 팬들이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등 돌리게 만드는 뭔가 원인이 있는가에 대해서 잘 찾아야 한다. 확실히 한 번 떠난 팬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난 10년, 20년을 통해서 배워왔는데 또다시 이런 현실이 찾아온 것에 대해 안타깝다”라고 직언했다. 이하 박지성의 한국 축구 관련 발언 전문.
[박지성 한국 축구 관련 인터뷰 전문]
- 최근 A매치 관중 감소에 대해
국가대표 경기가 예전에는 항상 만석이 되는 경우가 적었다. 또 어떨 때 월드컵을 통해서 관중석이 꽉 찼다가 다시 또 빠져나가고 이런 것을 반복했다. 최근 몇 년간 상당히 좋은 관중 수를 보여주고 거의 매 경기 만석이 되는 상황이었다. 특별히 월드컵 같은 요소를 통하지 않고 그런 관중을 모았다는 거는 너무나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어 나가지 못하며 이런 관중 감소를 보여주는 거에 있어서 우려된다.
그만큼 단지 경기력의 문제인가 아니면 팬들이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등 돌리게 만드는 뭔가 원인이 있는가에 대해서 잘 찾아야 한다. 확실히 한 번 떠난 팬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난 10년, 20년을 통해서 배워왔는데 또다시 이런 현실이 찾아온 것에 대해 안타깝다.
- 지난 10월 A매치 대표팀 스리백은 어떻게 보는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경기는 당연히 브라질전이었다. 스코어와 결과뿐만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보여줬느냐 문제다. 우리는 브라질과 첫 경기를 한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세 번의 경기를 했다. 과연 그 세 번 동안 우리가 달라진 것이 뭐냐고 봤을 때 달라진 부분이 전혀 보여 지지 않았다는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하지만 파라과이전을 통해서 분위기를 조금 반전을 시킨 거는 그나마 다행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 브라질전 대패, 선수들 심리적 극복 방법은?
선수들이 대표팀의 능력과 전술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할 거라 생각한다. 당시에 저희는 거스 히딩크 감독님의 전술을 믿고 있었고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감독님도 잘 설명해 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때 당시랑 비교하면 지금은 월드컵을 조금 더 짧게 앞두고 5-0이라는 결과가 벌어졌다. 과거에는 더 많은 합숙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 북중미 월드컵 2포트 가능성에 대해
글쎄다. 당연히 좋은 조편성을 얻으면 유리한 부분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월드컵은 출전국 수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그룹 스테이지를 통과할 수 있는 확률은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을 만나든 첫 경기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상대보다는 과연 우리 팀이 준비가 됐는지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전까지 우리만의 색깔을 빨리 찾아서 꾸준하게 그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홍명보호 8강 목표에 대해 한마디
아직 시간은 남아 있고 선수들이 감독님의 축구를 얼마큼 잘 구현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좋은 선수들로 구성이 돼 있고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멤버 구성 자체로는 가장 기대를 많을 걸 수밖에 없는 대표팀이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과연 기대를 걸어도 될까’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아쉽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선수 개개인 그리고 팀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 월드컵 앞두고 어떤 마음가짐 필요한지
우리는 항상 16강에 들던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멤버 상으로는 충분히 8강이라는 목표를 가져도 될 만한 선수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목표가 더 크게 가지면 크게 가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 상태에 대표팀의 모습을 봤을 때는 일단은 그룹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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