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한국이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엔비디아와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총 26만 장 규모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 산업별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공급 단가를 고려하면 10조~14조원에 달하는 최대급 프로젝트다.
이번에 공급되는 GPU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을 중심으로 RTX6000 시리즈 일부가 혼합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 부족이 심화된 상황에서 한국이 우선 물량을 확보한 데 대해 업계는 “AI 주권 확보의 기초 체력”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GPU 5만 장을 도입해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설계부터 공정 최적화, 테스트, 양산까지 전 과정을 AI로 구동해 생산 속도와 수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특히 삼성 HBM3E(12단)와 차세대 HBM4를 엔비디아 차기 AI 가속기 GB300에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 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가 기대된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GDDR7과 저전력 AI 서버용 SOCAMM2도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제조혁신을 넘어 엔비디아의 네모 트론(LLM), 쿠다(CUDA)-X, 옴니버스(디지털 트윈), 코스모스·아이작 로보틱스(지능형 로봇) 등 풀스택 AI 플랫폼 협력을 확대하고, AI-RAN(지능형 기지국)까지 공략해 AI 인프라-제조-통신을 잇는 전방위 동맹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 역시 엔비디아 GPU 5만장 이상을 기반으로 산업형 AI 클러스터 구축에 착수한다. 반도체 연구·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제조 AI 팩토리, 울산 지역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그리고 3D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까지 아우르며 AI 전환의 전 범위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다.
특히 SK는 학습과 추론, 디지털 트윈, 로봇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AI 서비스 공급자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다. 제조 AI 클라우드는 공공기관·중소 제조사·스타트업에 단계적으로 개방해 국내 제조업 생산성의 집단적 도약을 지원할 방침이다. 계열사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AI 네이티브 6G 기술(노드 단에서의 AI-RAN) 공동 개발에 착수, 차세대 통신의 핵심 지능화를 선도한다.
현대차그룹은 5만 장 규모 블랙웰 기반 모빌리티 AI 팩토리를 도입한다.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로보틱스 등 차량 내 AI 기능을 단일 생태계로 통합하는 전략이다. 정부 및 엔비디아와 함께 피지컬 AI 기술 센터 설립 등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 공동 투자도 진행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블랙웰 6만 장을 확보해 풀스택 AI 데이터센터 전환을 추진한다. 엔비디아 옴니버스·아이작 심을 기반으로 산업별 디지털 트윈 및 로보틱스 플랫폼을 개발해 바이오·조선·에너지 등 주요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한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로보틱스·의료 AI 중심의 전략 협력을 강화한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암 진단 등 의료 AI 연구 생태계를 확대하고, 강화학습 기반 로봇 학습 모델 개발도 고도화한다.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 트윈 실증을 추진해 제조·서비스 전반으로 AI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다.
LG는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과 함께 엔비디아 ‘네모 트론’을 활용한 국산 소버린 LLM 개발에도 참여해 핵심 AI 기술 자립에 기여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측은 "새로운 블랙웰 인프라로 한국의 전체 AI GPU 수량은 6만5000개에서 30만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로써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리더가 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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