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사별 후 홀로 아들을 키워 서울대에 보낸 따뜻하고 자애로운 아버지 문주환씨가 향년 60세로 별세했다.
3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문씨는 지난 8월29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 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에게 기능적 장애 회복 희망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8월9일 친구와 대화하던 도중 의식을 잃었다. 쓰러진 문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생전 문씨는 아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한 뒤로 늘 지갑에 등록 카드를 지니고 다녔다. 그의 입버릇은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에 문씨의 유족들은 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문씨는 세상을 떠나면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폐장과 인체 조직을 함께 기증했다.
인천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난 문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가 이후로 노래방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김포시지회에서 장애인주차구역을 단속하는 등 교통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해왔다.
문씨는 9년 전 아내와 사별 후 아들을 홀로 키웠다. 그는 자애로운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의 보살핌 아래, 컴퓨터 공학자를 꿈꾸던 아들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아들 문동휘씨는 “아버지, 하늘나라에서 건강하고 재밌게 지내고 조금만 기다려줘”라며 “다시 볼 순간을 기다릴게, 사랑해”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나눔을 결정해 주신 기증자 문주환씨와 유가족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나누어주신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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