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유럽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2003년생 미드필더 조진호가 주전 입지를 갖추는 모양새다.
조진호는 2022년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흐체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록 페네르바흐체 1군 데뷔까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2023-2024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노비파자르와 라드니치키니시 임대를 떠나 세르비아 수페르리가를 경험했다. 특히 라드니치키니시에서는 모든 대회 33경기에 출전해 선발 27회로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시즌에는 페네르바흐체를 떠나 튀르키예 콘야스포르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 등으로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달 23일 갈라타사라이와 중요한 일전에서 후반 23분 교체로 출전하며 튀르키예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2경기에서는 선발 출전으로 입지를 다졌다. 조진호는 지난 23일 베식타스와 홈경기에서 리그 첫 선발 출장에 성공했다. 팀은 0-2로 패했지만 조진호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과 안정적인 패스로 중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레제프 우차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나흘 뒤 겐츨레르비를리이 원정에서는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은 조진호는 콘야스포르가 0-1로 뒤지던 전반 추가시간 2분 오른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냈고, 상대 골키퍼가 동료 수비와 겹쳐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우무트 나이르가 머리로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콘야스포르는 후반 4분 에니스 바르디의 역전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면서 리그 4경기 만에 승리를 얻어냈다.
이날 조진호는 드리블 성공 2회, 경합 성공 4회 등으로 공수 양면에 기여했다. 적극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중원에서 세컨볼을 여러 차례 따내는 등 콘야스포르가 높지 않은 점유율에도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동료 라이트백 요안 안주아나가 높게 올라설 때는 오른쪽 윙백처럼 위치하며 그 빈자리를 메우는 등 멀티성으로도 합격점을 받았다. 조진호는 후반 추가시간 2분에 교체됐다.
해당 경기 후 튀르키예 콘야 지역지 ‘예니 메람’은 조진호에 대해 “최근 2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장하며 뛰어난 활약으로 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팀의 첫골을 도왔고, 90분 동안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콘야스포르 최초의 한국인 선수에게 호평을 내렸다.
당분간 조진호의 입지는 굳건할 듯하다. 콘야스포르는 이달에만 수비형 미드필더 우프크 아키올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됐고, 지난 시즌부터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마르코 제프토비치도 인대 부상을 당해 한동안 결장이 유력하다. 조진호는 위기에 빠진 팀에서 기회를 잡아 연속으로 선발 출장하며 실력을 보여줬고, 현지 매체와 팬들로부터 중원의 젊은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1일 열린 12빙괼스포르와 컵 대회에서는 결장했는데, 이는 오히려 3일 간격으로 최근 2경기를 치른 조진호에게 체력 안배 차원의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그가 주전 경쟁에서 앞섰다는 걸 방증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퀘어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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